3년만에 퀴어축제vs반대집회..美 등 13개국 대사관 측도 참석

박준희 기자 2022. 7. 1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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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개최가 중단돼 오던 성(性) 소수자 축제가 16일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다시 개최됐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이날 "성 소수자는 코로나19 이후 더 외롭고 고립된 삶을 살고 있었다"며 "오늘은 너무나 사람들이 기다려온 자리"라고 밝혔다.

퍼레이드 도중 한때 폭우가 쏟아졌지만, 참석자들은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흔들며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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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3년 만에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마친 참가자들이 도심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립 골드버그(왼쪽) 주한 미국대사가 1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인근 도로에서 이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하던 성 소수자 축제

13만여 명 서울광장에 모여 ‘무지개 깃발’

美 등 13개국 주한대사관 관계자도 참석해

골드버그 美대사 “모든 사람 존중받는 사회”

기독교·보수단체들은 인근서 반대 집회도

코로나19로 인해 개최가 중단돼 오던 성(性) 소수자 축제가 16일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다시 개최됐다. 이에 따라 기독교계 등 보수진영에서도 반대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은 온라인에서 진행했지만,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현장 개최가 재개된 것이다. 올해 행사의 슬로건은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였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이날 “성 소수자는 코로나19 이후 더 외롭고 고립된 삶을 살고 있었다”며 “오늘은 너무나 사람들이 기다려온 자리”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광장에는 성 소수자에게 연대 의식을 표하며 사람들의 인식개선을 촉구하는 여러 기관과 단체의 부스 72곳이 설치됐다. 인권단체를 비롯해 진보 진영 정당과 노동·시민사회단체 뿐만 아니라 미국·캐나다·네덜란드 등 일부 주한대사관·대표부나 이케아 코리아 등의 기업들도 참여했다.

특히 미국 등 13개 주한대사관·대표부에서는 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직접 행사에 참석해 연대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행사에서 “이번주에 막 (한국에) 도착했지만 이 행사에 참여하고 싶었다”며 “어느 곳에서의 차별도 반대하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미국의 헌신을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크 리퍼트 전 대사 등 과거 미국대사들도 인권 외교 차원에서 해당 축제 현장을 방문하거나 연단에서 인사를 한 바 있다. 필립 터너 뉴질랜드 대사의 경우 이날 동성 배우자와 무대에 올라 “뉴질랜드 정부는 성적 지향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자부심을 갖고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무대 행사 이후 오후 4시 30분쯤부터 도심 퍼레이드(행진)가 시작됐다. 퍼레이드 도중 한때 폭우가 쏟아졌지만, 참석자들은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흔들며 행진을 이어갔다. 경찰은 퍼레이드 참여 인원을 약 1만4000명으로 추산했지만 주최측은 이날 모든 행사에 참여한 연인원을 13만5000여 명으로 추산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맞서 서울광장 맞은편의 대한문과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기독교·보수단체들의 반대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1만5000여 명으로 추산된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축제 개최를 허용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이에 경찰은 58개 중대를 배치해 양측 집회 참가자들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충돌에 대비했다. 퀴어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하던 일부 참가자들과 반대 집회 참가자들 간의 말다툼이 간혹 벌어지긴 했지만,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찰은 행사 일대 혼잡을 막기 위해 서울광장 주변에 방어벽도 둘러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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