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쏟아져도 좋아!..무지개 행진, 환호와 웃음으로 물들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성소수자 축제의 백미는 '행진'으로 꼽힌다.
16일 오후 4시 시작될 예정이었던 행진은 갑작스럽게 거센 비가 내리면서 4시24분께 시작됐다.
백시우(25)씨는 "비가 안 왔으면 좋았겠지만, 오랜만에 열린 거라 큰 불만은 없다.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분들이 많이 올 거라 예상해서 더 의기양양하게 해야지 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주변에 연대해주시는 분들도 많아 보이고, 이번 행진은 나름 괜찮았다"고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폭우에 더 흥겨워 한 행진 참가자들
"오히려 좋고 더 자유로운 느낌"
성소수자 축제의 백미는 ‘행진’으로 꼽힌다. 성소수자는 우리 사회 어디에나 있고, 이들이 평등한 권리를 누려야 하는 존재인 걸 알리는 ‘가시화’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2022 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의 핵심 행사인 ‘행진’은 비와 함께 시작했다. 행진을 방해하는 듯했던 폭우는 도리어 이색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행진을 하며 빗줄기가 점차 굵어지자 참가자들은 오히려 흥겨워하며 저마다 자유롭게 춤을 추듯 도로 위를 걸었다.
16일 오후 4시 시작될 예정이었던 행진은 갑작스럽게 거센 비가 내리면서 4시24분께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조직위의 안내에 맞춰, 서울시청 광장을 빠져나가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을지로와 종로, 퇴계로 일대를 지난 뒤 서울광장으로 돌아와 마무리됐다.
행진이 시작되자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다. 소나기가 예고됐지만, 비는 곧 그치지 않았다. 한때는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돌발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참가자들은 각자 챙겨온 우산을 펼치거나 비옷을 입었다. 폭우가 계속되자 일부 참가자는 “즐기자”며 비를 그대로 맞으면서 이동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빗속 행진에서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했다. 행진 대열의 선두엔 차량 참가 단위가 늘어섰다. 차에 탄 참가자들은 빗소리가 커지자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행진 대열의 분위기를 띄웠다. 걸어가던 참가자들은 행사 차량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환호했다. 진하영(30)씨는 “코로나 직전에 (열린 퀴어퍼레이드 행진은) 너무 더웠는데 오랜만에 참가한 행진에서 비가 내려 너무 좋고 자유로운 느낌이다”고 했다. 울산광역시에서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하려 급하게 서울로 온 강아무개(23)씨는 “이런(빗속 행진) 경험을 언제 해보겠냐”며 “그동안 오고 싶었던 행사에 드디어 올 수 있게 돼서 너무 좋다”고 했다.
거리에 행진을 즐기거나 반기는 사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행진 경로 중간중간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선 사람들이 더러 보였다. 그러나 종각역 일대의 2층 건물에서 행진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백시우(25)씨는 “비가 안 왔으면 좋았겠지만, 오랜만에 열린 거라 큰 불만은 없다.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분들이 많이 올 거라 예상해서 더 의기양양하게 해야지 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주변에 연대해주시는 분들도 많아 보이고, 이번 행진은 나름 괜찮았다”고 했다.
지지자로 참여한 유선경(26)씨는 “오늘은 비가 와서 많이 힘들긴 하다. 그래도 이렇게 오프라인으로 나와 연대하고 힘을 낼 수 있는 거 자체가 의미 있다”며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돌을 던지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 일을 겪으면서 한 번 더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진 후 예정된 축하무대와 정의당 발언 등은 기상 조건이 악화하면서 취소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부스 행사와 행진 등에 13만5천명의 시민이 찾았다고 밝혔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9급 월급 적어 미안하더라”…윤 대통령 ‘지인 아들 채용’ 감싼 권성동
- 비가 쏟아져도 좋아!…무지개 행진, 환호와 웃음으로 물들다
- 손흥민 만나는 라멜라 “한국팬들, 준비됐어?”
- 퀴퍼 찾은 신임 미 대사 “우리는 누구도 두고 갈 수 없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실, 공적 영역 인식 자체가 없다” 윤건영 의원의 쓴소리
- 대원군 별서 지나, 정약용 노닐던 곳에서 피서 한번 즐겨볼까
- “퀴퍼 없는 지난 3년, 잘 지냈나요?” 다시 무지개 광장이 열렸다
- ‘인하대 교내 사망 사건’ 화장실서 의류 수거해 조사중
- 우상혁, 예선 1위 통과 “19일 결선서도 좋은 결과 낼 것”
- [The 5] ‘빅스텝’ 밟으면 물가가 잡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