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퍼 찾은 신임 미 대사 "우리는 누구도 두고 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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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열린 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 12개국 주한 대사관 관계자들이 함께 환영·축하무대에 올라 연대 발언을 했다.
주한 네덜란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덴마크, 유럽연합(EU), 미국, 스웨덴, 아일랜드, 영국, 캐나다, 핀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대사관 대사 또는 대사 대리가 참여했다.
골드버그 대사가 성소수자라며, 그의 부임을 반대하는 시위를 해온 일부 보수단체는 이날 퀴어퍼레이드 행사장 주변에서도 "대사 임명 반대, 주한미국대사관 철수"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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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국 주한 대사·대사 대리 무대에
"포기하지 마라, 변화는 무척 빠를 것"
필립 골드버그 미 대사, 첫 주말 일정
전장연 "모든 인권은 연결되어 있어"
“인간의 기본 권리를 위해 목소리 내는 여러분의 노력을 지지합니다. 저는 우리가 함께함으로써 변화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요아나 도너바르트 주한 네덜란드대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은 21세기에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혐오는 실패해야 합니다. 사랑은 언제나 승리할 것입니다.”(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
16일 열린 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 12개국 주한 대사관 관계자들이 함께 환영·축하무대에 올라 연대 발언을 했다. 주한 네덜란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덴마크, 유럽연합(EU), 미국, 스웨덴, 아일랜드, 영국, 캐나다, 핀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대사관 대사 또는 대사 대리가 참여했다.
대한민국의 정치인, 고위 공직자 누구도 나서지 않는 무대에서 “성소수자 인권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장해야 할 보편적 권리”라고 입을 모아 외치는 각국 대사관 관계자들을 향해, 축제 참가자들은 큰 함성과 박수로 호응했다. 줄리안 클레어 주한 아일랜드대사는 서울광장 건너편의 대규모 퀴어문화축제 반대 시위를 의식한 듯 “밖에 있는 사람들이 큰 소리를 내고 있지만, 우리는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우리 국가(아일랜드)는 저 밖에서 머물다가 다시 평등한 이 공간으로 돌아오기까지 긴 여정을 떠났었다”며 “절대 포기하지 마라. 사회 변화는 꼭 일어난다. 그리고 그 속도는 여러분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빠를 것”이라고 해 큰 박수를 받았다. 아일랜드는 2015년 국민투표를 거쳐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등 성소수자 인권 향상에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는 나라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대사는 “최근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 혐오가 심해지고 있다. (유럽에선) 최근 성소수자 공동체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 그것은 인권에 대한 매우 심각한 침해 행위였다”며 “인권이 위기에 처한 지금, 이 행사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는 성소수자 축제를 앞두고 게이바와 그 인근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0일 한국에 부임한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도 첫 주말 일정으로 이날 다른 대사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번주에 막 한국에 도착했지만, 이 행사에 참여하고 싶었다”며 “(그 이유는)그 어느 곳에서의 차별도 반대하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미국의 헌신을 증명하기 위해서다”라며 입을 뗐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 누구도 두고 갈 수 없다. 우리는 계속 인권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골드버그 대사가 성소수자라며, 그의 부임을 반대하는 시위를 해온 일부 보수단체는 이날 퀴어퍼레이드 행사장 주변에서도 “대사 임명 반대, 주한미국대사관 철수”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성소수자부모모임,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교회를 향한 퀴어한 질문 큐앤에이도 같은 무대에 올라 연대의 메시지를 나눴다. 성소수자부모모임 나비 활동가는 “성소수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은 비성소수자도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라고 당당하게 외치고 싶다”며 “역사에 2022년은 차별금지법이 제정된 해였고, 대한민국은 비로소 국가다운 국가가 되었다고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형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엔에이·ENA)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주인공 우영우(박은빈)의 대사를 인용하며 “우영우는 80년 전 나치가 장애인을 학살했다고 말했다. 나치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도 학살했다. 장애인과 성소수자 인권이 따로 있지 않다. 모든 인권은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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