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작 운동화가 4억..세계는 여전히 '루이비통 르네상스맨' 앓이 [생생유통]

강영운 2022. 7. 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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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수석 디자이너로
지난해 11월 41세로 눈감아
패션·문화계 그의 유작 발표
나이키 운동화는 4억에 낙찰
벤츠 역시 그와 협업차 선보여
루이비통 수석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 그는 41세의 나이로 지난해 11월 세상을 떴다. <사진 제공=루이비통>
[생생유통] 어떤 예술가는 죽어서도 향기를 남깁니다. 루이비통 수석 디자이너였던 버질 아블로가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 사망했지만 그의 잔향은 여전히 패션계에 깊게 배어 있습니다. 글로벌 패션업계는 '버질 아블로'를 전면에 내세우는 형식으로 그를 추모하고 있습니다. '유작'이라는 희소성 때문인지, 소비자들은 여전히 열광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아블로의 명성은 사후에 더욱 뜨거워지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그가 수석 디자이너로 일했던 루이비통의 행보가 가장 빠릅니다. 루이비통은 최근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운동화 'LV 트레이너'를 선보였습니다. 재활용 소재로 만든 제품이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지만, 소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이 제품의 디자인이 아블로의 작품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루이비통은 "신제품은 아블로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독창성과 지속가능성을 결합했고, 그래픽적인 실루엣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합니다.

나이키와 협업하는 행사장에 도착한 버질 아블로. <AP연합뉴스>
버질 아블로의 루이비통X나이키 에어포스 원.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최고가 약 4억원에 낙찰됐다. <사진 제공=루이비통>
루이비통이 아블로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월 루이비통은 나이키와 협업한 운동화 '에어포스 원'을 자선 경매품으로 공개했습니다. 200켤레 한정 생산된 이 제품을 디자인한 사람이 바로 아블로였습니다. 루이비통의 상징적인 로고들이 나이키 운동화에 새겨진 이 제품은 그야말로 패션계 최대 화제작이었습니다. 미국 뉴욕 소더비에서 시작가 2000달러(약 244만원)로 경매가 시작됐습니다. 최고가는 35만2800달러(약 4억 3041만원)를 기록했습니다. 최초가 대비 150배가 넘는 낙찰액입니다. 아블로의 작품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명민한 소비자들의 분석이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아블로가 창업한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와 나이키가 협업한 '조던1 X 오프화이트 레트로 하이 시카고 더 텐'의 리셀가는 약 670만원대였는데, 그의 사후 1100만원대로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아블로가 어떤 인물이었기에, 사후에도 패션계의 아이콘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일까요. 그는 1980년 미국 일리노이주 가나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패션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위스콘신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공과대교에서 건축학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유명 건축가 렘 콜하스가 지은 건물을 보면서 패션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 직후 시카고에서 티셔츠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고, 유명 패션 브랜드 펜디에서 인턴으로 일합니다. 그때 함께했던 인물이 바로 유명 가수 카녜이 웨스트입니다. 2013년 그가 직접 설립한 오프화이트를 선보이면서 그의 명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아프리카계 최초로 루이비통 수석 디자이너가 된 것도 아블로가 처음이었습니다. 2018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도 뽑혔습니다. 지난해 11월 그가 희귀성 심장암으로 사망했을 때 패션계를 넘어 전 세계 문화예술계가 그를 애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버질 아블로가 생전에 메르세데스-벤츠와 협업한 `프로젝트 마이바흐`. <사진=인스타그램>
그는 떠났지만, 그의 유작은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세상을 수놓습니다. 가장 기대작 중 하나가 메르세데스-벤츠가 아블로와 협업한 '프로젝트 마이바흐'입니다. 2인승 전기 오프로드 쿠페 모델을 아블로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자동차입니다. 추모 열기에 힘입어 최근 미국 마이애미의 루벨 미술관에서 공개됐다고 합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 제품 역시 내년부터 국내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블로를 향한 한국 소비자들의 애정을 감안하면, 이 자동차도 국내에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카시나 역시 아블로와 생전에 협업한 공간인 '모듈라 이미지네이션'을 공개했습니다. 오렌지 빛의 강렬한 색상의 계단이 아블로의 창의성을 우리에게 다시금 되새겨 줍니다. 아블로는 죽어서도 향기를 남기고 있는 셈입니다.
가구 브랜드 카시나가 버질 아블로와 만든 오렌지색 계단 `모듈라 이미지네이션`. <사진 제공=카시나>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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