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로코로나' 외치더니 '제로성장' 쇼크..하반기 더 어렵다, 왜?
'세계의 성장 엔진' 중국이 올 2분기 충격의 0%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 상황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고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기약 없이 전면 봉쇄하는 엄격한 방역 정책을 고수하는 한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불확실성이 큰 중국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글로벌 기업들이 늘고 있는 데다, 경기침체 위기에 직면한 미국·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이 중국에 대한 발주를 크게 줄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저효과가 나타난 지난해 1분기 18.3% 성장하며 최고점을 찍은 후 2분기 7.9%, 3분기 4.9%, 4분기 4.0%로 성장률이 점점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엔 4.8% 기록하며 경기 회복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내 0%대로 고꾸라졌다. 올 1분기 살아나는 듯했던 경기 반등 동력이 소멸되면서 지난 2020년보다 더 심각한 '차이나 쇼크'라는 평가다.
올 2분기 중국의 성장률이 급락한 것은 지난 4~5월 상하이·베이징·선전 등 주요 대도시들을 전면 또는 부분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다. 2개월간 전면 봉쇄됐던 상하이의 경우 2분기 성장률이 -13.7%로 수직 낙하했다. 애플·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은 언제 공장이 봉쇄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다 아예 중국에서의 생산 비중을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은 일시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았지만 감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BA.5의 재확산으로 강력한 방역 정책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GDP의 2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다.
중국 당국이 올해 GDP 5.5% 성장을 목표로 잡았지만 사실상 달성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맥쿼리증권의 래리 후 중국경제담당 책임자는 "제자리에 멈춰선 2분기 수치를 반영하면 올 상반기 중국 경제는 2.5% 성장에 그쳤다"며 "중국 당국의 연간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올 하반기에 7% 이상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GDP 5.5%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왕이밍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은 "올 2분기 경제 성장률은 1% 안팎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연간 목표치인 5.5%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7~8%대 성장을 해야 가능한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조건"이라고 봤다. 실제 최근 3년 중국의 분기별 성장률을 들여다보면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 휩싸인 2020년 1분기(-6.8%)를 제외하면 평균 4~6%를 오갔다.
국제 유가와 구리 선물시세 등 세계 모든 경제지표가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다는 점도 하반기 중국 경제 회복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40여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서 미국·유럽 등 주요 기업들의 창고에 재고가 고스란히 쌓였는데, 이는 신규 발주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풀이다.
노무라홀딩스 루팅 애널리스트는 "시장 전망보다 올 하반기 중국의 상황은 훨씬 더 좋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가 마주한 경기침체 상황이 중국 생산시설에 대한 주문 감소를 부를 것이 뻔한 만큼 중국 당국의 더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도 "그동안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 중국은 현재 글로벌 성장 엔진이 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앞으로 10년간은 훨씬 더 느리게 성장할 것"이라는 장기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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