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도 눈부신 성장.. 정부 신뢰 높아지자 만족도 '업' [심층기획 - 대만은 어떻게 '행복국가'가 됐나]
유엔 행복지수 6.512점.. 동아시아 1위
불과 5∼6년 전만 해도 '귀신섬' 불리다
사회적 지지·선택의 자유 등 韓 앞질러
기술 중시 親기업 정책으로 수출 견인
2021년 성장률 6.28%.. 11년 만에 최고
사스 경험 토대로 코로나 성공적 대처
동성결혼 합법화 등 사회적 자유 확대
청년 민심 귀기울여 최저임금 등 인상
中과 대치선전 속 민주주의 실현 효과
◆전세계 146개국 중 26위 대만, 4년째 꾸준히 상승세
15일 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대만의 행복지수는 6.512점으로 전체 146개국 중 26위였다. 중국(72위·5.585점)은 물론 일본(54위·6.039점), 한국(59위·5.935점)보다 훨씬 앞선다. 올해 갑자기 달라진 건 아니다. 2018년 이후 4년째 이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유엔 행복보고서는 행복도를 설명하는 지표로 △1인당 GDP △사회적 지지(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줄 사람 유무) △기대수명 △삶에서의 선택 자유 △관용(지난 한 달 동안 기부 여부) △부패 인식(부패가 만연하다고 생각하는지 여부) 등 6가지를 쓴다. 대만은 이 중 1인당 GDP와 사회적 지지, 선택의 자유 세 항목에서 한국보다 순위가 높게 나타났다. 행복조사와 함께 실시하는 갤럽의 긍정·부정 감정 조사에서도 하루 전에 웃거나 즐거운 일, 흥미로운 일이 어느 정도 있었는지를 평가하는 긍정 정서에서 대만은 41위로 한국(117위)보다 우위를 보였다.
국회미래연구원은 대만 국민의 행복을 가져온 원인을 3가지로 추정했다. 생활수준 향상과 사회적 지지 상승 그리고 스스로 삶을 선택할 자유의 증가다.
보고서는 대만이 사회개혁을 통한 사회통합과 자유 확대 정책을 꾸준하게 펼친 것도 높은 행복감에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공평을 실현하라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대만은 최저임금·육아수당 인상 등 정책을 펼쳤다. 젠더 이슈와 소수자 등에서도 개방적인 태도로 시민들의 사회적 자유를 확대했다. 대만은 2019년 5월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2018년 문을 연 국회미래연구원은 그동안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미래 환경 변화를 예측 분석해 국가 중장기 발전 전략을 세우는 역할을 했다. 그 일환으로 올해부터는 ‘행복’ 등 국민 삶의 질과 관련한 연구에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했다.
15일 세계일보와 만난 허종호 국회미래연구원 삶의질그룹 삶의질데이터센터장은 “과거 경제개발 우선주의로 효율성을 제1의 덕목으로 압축 성장한 덕분에 세계 10위 경제대국이 됐는데 국민이 체감하는 행복이나 삶의 질은 그만큼 성취하지 못했다”면서 “행복은 한국의 미래 사회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키워드”라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한국과 대만은 모두 수년 전 청년들이 자국의 미래를 암울하게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나온 국가별 통계를 비교해보면 대만 사회는 청년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허 센터장은 “파편화된 사회에서 살다 보니 한국인은 내가 잘하고 있나 끊임없이 비교해야 정체성을 확인받을 수 있고 내면이나 실속보다는 외면과 겉치레를 중시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상대방을 경쟁자보다는 이웃과 동료로 상생하게 만들고, 내가 실패해도 사회가 나를 지지해준다는 안도감이 있기까지는 한국인의 행복수준은 의미 있는 상승이 일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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