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이 한국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직업' 입니다" [별별북한]

김범수 2022. 7. 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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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북하나재단 제공
먼저 온 통일 탈북민. 그들이 한국에서 적응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무엇일까. 탈북민들은 하나같이 ‘직업’이라고 말했다. 또한 양질의 직업을 갖기 위한 직업훈련도 무척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향 남북하나재단 대리도 같은 생각이다. 

수 많은 재단 일 중에서 김 대리가 맡은 직무는 취업연계 직업훈련이다. 이는 탈북민의 직업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분야별 집중교육을 통해 해당 분야 취업연계를 지원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하던 직업을 연계해서 하는 경우가 드물다. 따라서 한국에서 새로 배우고 적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김 대리는 “직업교육을 받는 탈북민들은 배움에 대한 열의는 넘치지만, 북한과 다른 문화와 용어 사용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남북하나재단은 교육기관에 탈북민들에 대한 이해를 위한 사전 교육을 시키고 탈북민 눈 높이에 맞춘 강의를 위한 소통에 중점을 두기도 한다고 했다.

김 대리는 먼저 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직업교육에 대해서 설명했다. 하나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직업교육은 크게 기초교육와 심화교육으로 나뉜다. 그 중 김 대리가 설명하는 교육은 심화교육 중 취업연계 훈련이다.

취업연계 직업훈련 운영 과정은 올해 7개 과정으로 회계실무자양성·피부미용사양성·버스기사양성·전기기능사양성·애견미용사양성·SW테스터 양성·무역실무자 양성 교육 등이 있다고 한다
탈북민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교육과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대리는 “아무래도 회계실무자양성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그녀는 “탈북민 과반이 여성이다 보니 사무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요”라며 “또한 어떤 회사를 가든 기본적인 업무역량으로 필요해서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회계실무자양성 과정은 단순 교육뿐만 아니라 전산회계 1~2급, 전산세무 1~2급 자격증 취득까지 함께한다. 회계 용어나 기준이 북한과 다르다 보니 어려움도 많지만 한국에 적응하고 싶은 탈북민들의 마음을 누를 순 없다.

김씨는 “지난해 회계실무 교육 수강생은 29명이었는데 그 중 수료인원이 27명이었고, 수료인원 전원이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 중 약 63%인 17명은 관련 분야인 총무, 회계, 세무 등 관련 사무직 분야에 취업 성공 했습니다.”고 말했다.

올해도 상반기 교육에 이어 하반기 8월부터 개강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회계실무자양성과정의 경우 원장을 포함한 직원 및 강사 등 탈북민으로 구성돼 탈북민의 눈높이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이심전심’ 책임감을 공유하면서 교육생들이 매우 만족해하는 편이라고 한다. 
이밖에 재단이 기대하고 있는 과정 중 또 하나는 버스기사양성과정이다.  지난해 재단은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업무협약체결(MOU)을 통해 본 과정을 개설하였다. 교육 실시장소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산하 기관인 화성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이며, 교육기간은 약 15일 정도 소요된다. 

지난해 버스기사양성과정 교육을 받은 탈북민 중 약 60%가 경기도 시내버스 회사에 취직했다. 또한 김 대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 교육생도 버스기사양성과정 교육을 받았던 탈북민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으로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중년 탈북민 남성분이 계셨는데 버스운전기사양성과정 교육을 받고 버스회사에 취직했어요”라며 “이 분이 지금도 가끔 한 번씩 고맙다는 전화가 오곤 해요. 그 때 저 역시 보람을 많이 느끼고, 이 탈북민도 한국에 잘 정착하는 것 같아 기뻐요”라고 했다. 

재단은 올해 신규로 전기기능사양성과정, SW테스터양성과정, 무역실무자양성과정 등 3과정을 추가 개설했다고 한다. 

김 대리는 “보다 더 많은 탈북민이 다양하고 양질의 직업훈련을 통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받아 잘 정착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국내로 들어오는 탈북민 수가 급감한데 이어 많은 탈북민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육아와 건강 등의 문제로 직업훈련에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재단은 보다 더 나은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내년에는 기업과 연계해 탈북민들이 직접 현장에서 훈련을 받고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업연계형 교육과정’을 발굴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김 대리는 “혹시라도 탈북민 중에서 ‘나는 못할거야’라고 포기하고 싶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재단 문을 두드려줬으면 좋겠어요”라며 “한국 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스스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것은 배움이 아닐까 싶어요”라고 말을 마쳤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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