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5] '빅스텝' 밟으면 물가가 잡혀요?

송경화 2022. 7. 16. 14: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 5][치솟는 물가][더 파이브: The 5] 금리는 언제까지 오를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담당 기자가 답합니다.▶▶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https://bit.ly/3qnllp8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크게 올렸죠. 0.25%포인트씩 올리던 걸 두 배로 늘렸는데요. 금리 0.50% 올리는 걸 ‘빅스텝’이라 합니다. 사상 처음인데요. 여기에는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6.0%나 오르는 등 최근 고물가 추세가 심각하다는 판단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물가는 잡아야 하겠지만, 당장 금리 상승에 대한 걱정으로 대출자들 한숨도 깊어지고 있죠. 이번 ‘빅스텝’은 최선이었을까요? 미국이 오는 27일 기준금리를 또 다시 0.75%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데, 앞으로 우리나라 금리는 또 어떻게 되는 걸까요? 조계완 선임기자에게 물어봤습니다.

[The 1] 미국이 첫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데 이어 우리가 첫 빅스텝을 택했는데요. 불가피했던 건가요?

조계완 기자: 그렇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인 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니 모두 깜짝 놀랄 만한 숫자인 건 맞아요.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경제 주체들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원활한 경제활동이 고장나게 되죠. 성장은 둔화하고요. 선제적 대응을 위해 빅스텝이 불가피했던 건 맞는데, 문제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인상 속도와 폭을 더 정교하고 정확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거예요. 통화 당국의 대응 능력에 대한 ‘신뢰’가 이번에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The 2]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물가가 잡히는 건가요?

조계완 기자: 금리를 올려야 수요가 위축되고, 수요-공급의 논리상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내려갈 수 있죠. 그런데 지금 우리의 물가 상승엔 국제 유가와 곡물 식량 가격 등 해외발 공급 쪽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거든요. 우리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서 해외 공급발 요인이 절반쯤 된다고 해요. 국내 수요를 잡는다고 해서 물가를 잡기에는 힘이 부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책적으로 금리 인상 외에 다른 대책이 없어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지난 6월15일 기준금리 결정에 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The 3] 물가 상승도 문제지만, 당장 대출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나 기업에 부실이 일어날 수도 있잖아요?

조계완 기자: 그렇죠. 다들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어요. 3분기 금융기관들이 기업, 가계에 대출할 때 반영하는 ‘신용위험지수’가 코로나 초기 수준으로 대폭 높아졌는데요.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은행들이 예상하고 있는 겁니다.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어려워진 것에서 앞으로 더 어려워질 판국인데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금리라는 것이 특정 집단과 계층에만 적용되게 차별적으로 운용할 수는 없으니까요.

[The 4] 경기 위축도 우려되고 있죠?

조계완 기자: 맞습니다. 금리 인상은 곧 경기를 수축, 하강시킬 거거든요. 경제 성장률과 고용을 희생시킨다는 의미인데, 그 희생률에 대해 한국은행은 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 성장률이 1년 동안 0.25%포인트 정도 낮아진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그래서 경기를 후퇴시키지 않을 수준으로 금리 인상을 적절하게 다루는 게 가장 중요한데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0% 정도인데,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2%대 중반은 될 거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후퇴의 희생률이 아직은 크지 않다고 보는 거죠.

[The 5] 미국이 오는 27일에 두 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택할 수 있고, ‘울트라 스텝’(1%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우리도 계속 금리를 더 올리게 되려나요?

조계완 기자: 미국에선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도 성장 둔화 및 고용 악화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석되는 지표들이 나오고 있어요. 다시 자이언트 스텝 이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엔 8월과 10월, 11월 이렇게 3번의 금통위 일정이 남아있는데요. 일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추가적 빅 스텝은 하지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3분기 후반 또는 4분기 초에 ‘물가 정점’을 통과할 거라고 예상했는데요. 근데 정점을 지나더라도 물가가 급속히 내려가지는 않거든요. 완만하게 떨어지면서 높은 수준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요. 기업이든 노동자든 가계 소비자든 우리 모두 수십 년 만에 닥친 높은 물가, 2015년 이후 8년 만에 닥친 높은 금리라는 전례 없는 이 상황을 앞으로 고통 속에 견뎌내야 한다는 거죠.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