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덫에 갇힌 尹 지지율..보수·고령층도 하락세
대통령실 "국민만 바라보고 일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30%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지지율도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3%로 ‘잘하고 있다’(32%)보다 높았다.
지난 주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5%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정평가는 4%포인트 상승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정권 지지성향이 강한 60대의 긍정평가는 한 주 전 50%에서 39%로 11%포인트 내려 앉았다. 또 40대에서는 지난주 22%에서 이번주 18%로 20%대가 무너졌다.
자신을 ‘보수층’이라고 한 응답자의 지지율도 지난 주 62%에서 53%로 9%포인트 하락했다. 한국갤럽은 “윤 대통령에게 호의적이던 고령층·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긍정평가가 하락하고 부정평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인사 문제(26%)에 이어 ▷경험 및 자질 부족·무능함(11%)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10%) ▷소통 미흡(5%)을 꼽았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선(90%)·유선(1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3%(부정평가 53%)에 머물렀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어서’가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험과 능력이 부족해서’가 28%로 뒤를 이었다. NBS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 포인트.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0%대였다. 리얼미터가 지난 4∼8일 전국 18세 이상 252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7.0%였다. ‘잘못하고 있다’는 57.0%.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40.9%를 기록해 더불어민주당(41.8%)과 비슷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스페인 순방 ‘기타 수행원’ 동행 논란과 외가 6촌 행정관 근무 같은 인사 논란이 요인으로 보인다”면서 “윤 대통령의 평가가 여당 지지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은 핵심 지지층에서 대통령과 여당을 분리해 평가하는 징후이자 핵심 지지층 이탈이 있어야 가능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통령실은 국정운영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15일 “국민만 바라보면서 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은 “민생 챙기기도 그렇고 거시경제 정책도 그렇고 ‘지지율에 어떻게 반영되느냐’ 그런 생각으로 일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어떤 방식의 여론으로 나타나든 당연히 국민과 여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그것을 무시한다거나 안 듣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지지율이 급속도로 떨어진 이유는 단연 인사 때문”이라며 “독선으로 폭주하는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국민이 엄중한 경고장을 내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전 정부 정책을 몽땅 뒤집고 사정기관을 동원해 정치 보복에 나설 때가 아니다”라면서 “야당과 협치를 통해 통합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지지자들이 도망간 것 아닌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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