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대 인플레 기대 내려갔다..소매지표는 강했지만 애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뉴욕=김영필 특파원 2022. 7. 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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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의 연준.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예상보다 강했던 소매판매에 경기침체 우려가 적어지고 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1%의 물가상승에도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1.79%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1.92%,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15% 뛰었는데요.

오늘은 ‘3분 월스트리트’가 없는 날이지만 중요한 소매판매 지표가 나온 만큼 2~3일 새 롤러코스터처럼 오르 내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폭 전망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일부에서는 어제 연준 고위직 인사 한두 명의 발언, 그 중에서도 부분만을 꺼내 마치 0.75%포인트(p)가 확정된 것처럼 했지만 생각보다 이것이 간단하지 않은데요.

돌고 돌아 0.75%p로 갈 수 있고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다시 커진 상황입니다만 그동안의 과정이 중요하죠. 이날 있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전후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1%p 가능성 다시 커졌다가 잠잠”···“미시간대 5년 인플레 기대 3.1%→2.8%. 0.75%p에 힘”

어제죠. 14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현재로서는 0.75%p를 지지한다”면서도 “1%p에 열려 있으며 앞으로 나올 소매와 주택 지표가 중요하다”고 했었는데요. 이것들이 강하면 1%p를 지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날 아침, 첫 단추인 6월 소매판매가 나왔는데 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 전망치 0.9%보다 높았죠. 뉴욕타임스(NYT)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더 나오면서 연준을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다”며 “연준은 이를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소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것 같다”고 전했는데요.

소매판매 지표가 나온 직후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0.75%p 인상 확률이 42.9%, 1%p가 57.1%로 재역전됐었습니다. 어제 오후와는 또 딴판이었는데요.

그런데 소매판매 수치가 약간 애매합니다. 0.9%를 예측했는데 1.0%라, 높긴 높은데 “애매하다” 이런 느낌을 개인적으로 받았는데요. 확 높아서 수요를 더 줄여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인플레를 잡기 위해 강하게 나서야 하지만 1%p가 부담스러운 건 아무래도 사실이니까요.

미 경제 방송 CNBC에서 연준을 담당하는 베테랑 기자인 스티브 리스먼도 그랬나봅니다. 소매 지표가 나오자마자 방송 앵커가 월러 이사는 소매와 주택지표가 강하면 1%p로 기울 수 있다고 했는데 소매지표를 보니 어떻느냐고 묻자 “잘 모르겠다”고 했지요. 솔직한 답변이었다고 봅니다.

15일(현지 시간) 오전 1%p 인상 확률이 다시 0.75p를 앞섰다. 이 상황은 이후 재역전됐다. 그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얘기다.

소매판매 지표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지 않은 숫자입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1.3% 올랐다는 점을 고려 시 단순 계산으로 큰 틀에서는 마이너스라는 분석이 가능한데요. 강한 정도는 아니고 꾸준하다, 또는 견조하다 이런 식으로 해석이 가능한 범위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연준이 나중에라도 이렇게 답변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얘기죠. 미쉘 메이어 마스타카드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물가상승을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명백히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즉, 6월 소매자료는 경기침체 우려를 떨칠 정도는 되지만 딱 이것만을 근거로 1%p의 금리인상을 추진하기에는 애매한 수준이었던 듯합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무게중심을 옮기는 또하나의 지표가 오후에 나왔는데요. 미시간대의 인플레이션 기대입니다. 미시간대가 내놓은 5년 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7월에 2.8%로 6월 3.1%보다 0.3%포인트나 내려갔습니다.

미시간대의 인플레 기대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에 예상보다 높았던 CPI와 함께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이끈 핵심 지표입니다. 매우 중요한데요. 파월이 직접 미시간대 자료를 두고 인플레 기대가 상승한 것을 심각하게 본다고 언급할 정도였죠.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 숫자가 내려갔다는 건 연준에 운신의 폭을 넓혀 줍니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ISI 애널리스트는 “인플레 기대 자료는 연준이 1%p 인상에서 빠져나오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불러드의 조삼모사···연말 예상치는 0.25%p 추가”

실제 미시간대 자료를 전후로 다시 0.75%p 인상 확률이 급등해 69.1%까지 치솟았죠. 반면 1%p는 30.9%로 내려갔는데요. 재재역전이죠.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총재)는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금리를 너무 극적으로 올리고 싶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1%p가 부담스럽다고 한 셈입니다.

앞서 0.75%p만 지지하는 것처럼 보도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같은 날 흥미로운 얘기를 했는데요. 우선 그는 자신의 연말 연준 금리 전망치를 3.5%에서 3.75~4%로 0.25%p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아마도 이번에 1%p를 올리고 올해 남은 다음 3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덜 올리는 것과 0.75%p를 인상하고 3번 회의에서 약간 더 올리는 것에는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했죠.

불러드의 발언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0.25%p 더 올려야 한다고 하면서 최종적으로 총량만 맞추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1%p를 지지할 수도 있고 0.75%p를 지지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반적인 맥락은 0.75%p가 낫겠지만 그렇더라도 결국 금리는 0.25%p 더 올려야 할 것 같다고 한 거죠.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이번에 1%p를 올리고 나머지 회의 때 덜 올리나 이번에 0.75%p를 인상하고 나머지 회의에서 더 올리나 비슷하다는 주장을 폈다. 조삼모사다. 위키피디아

이를 보면 아직 1%p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소매판매와 인플레 기대가 0.75%p에 힘을 실어준 것은 분명하지만 26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린제이 피에그자 스티펠 니콜라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부터 7월 FOMC 때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많다. 모든 것이 테이블에 있다”며 “최소한 우리는 0.75%p를 보게될 것이며 나는 1%p 인상에 대한 실질적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씨티도 6월 CPI 이후 1%p의 금리인상을 예측했습니다.

사실 15일 오후10시 현재 1%p 인상 확률은 여전히 29.1%입니다. 0.75%p(70.9%)에 비하면 낮지만 그렇다고 30%에 가까운 가능성을 아예 없다고 치부할 정도도 아니지요.

특히 CME의 페드와치는 언제는 숫자가 바뀔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갖고 보되 지금 수준을 갖고 맹신하면 안 됩니다. 6월에도 이미 그런 경험을 했었죠. FOMC 며칠 전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단독 보도를 계기로 0.75%p가 시장에서 확정됐었죠.

어쨌든 월러 이사의 말대로 주택 자료를 보면 거의 완전한 그림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택 경기를 보여주는 것 중의 하나인 6월 신규 착공과 허가 등을 알 수 있는 지표가 19일 나오니 참고할 필요가 있는데요. 5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보다 14.4% 급감한 155만 건(연율)으로 집계돼 1년 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었습니다.

“연준도 시장도 데이터 기반”···“경기침체·강달러 등 고려 요소 많아”

실제 중요한 포인트 가운데 하나가 연준도 시장도 이제는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연준은 데이터가 나오면 순간순간 입장을 바꾸고(그들은 이를 민첩하게 움직인다고 합니다), 시장도 데이터 하나에 전망치가 극과 극을 달립니다.

이는 데이터에 따라서는 언제든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의미하죠. 월러 이사가 던져준 힌트도 소매와 주택 같은 데이터였습니다. 6월 CPI 이후 ‘3분 월스트리트’에서 추가로 나올 지표를 보면서 0.75%p와 1%p 인상 가능성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얘기해온 것도 이 때문인데요.

어쨌든 연준은 시장이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반영하고 있으면 FOMC 이전까지 조용히 있을 것이고 자신들의 뜻과 다르다면 앞서 언급했던 대로 막판에 언론을 이용해서라도 의지를 전하려고 할 겁니다. 사전에 알려주긴 하는 것이죠.

그동안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듯 지금의 금리인상 논의에는 경기침체와 강달러 논의가 빠질 수 없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침체가 올 가능성이 상존해있지요.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이 2023년 9월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죠.

미시간대 5년 인플레 기대 추이. 미시간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중요한 만큼 신중하고 정확해야 합니다. 늘 맞을 수는 없지만 조심할 필요가 있지요. 15일, 금요일의 상황을 거치면서 0.75%p의 그림이 더 뚜렷해진 것이지 어제만의 단편적이고 앞뒤를 자른 멘트만으로 판단하면 곤란합니다. 결국 같은 결과(0.75%p)가 나오더라도 그 사이의 과정과 고민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적지 않은데요. 이를 알아야 다음 번에 가장 합리적인 수준의 예측이 가능해집니다.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과장광고에 현혹되지 마세요. 연준은 1%p의 금리인상을 할 것 같지 않다”는 단정적인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면서도 마지막에 “투자자들은 금요일에 1%p 베팅에서 물러났지만 충분한 정도는 아니었다. 이코노미스들 및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과 연준이 실제로 할 것에는 여전히 룸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리하면 15일 나온 추가적인 자료들로 0.75%p 확률이 상당히 높아졌지만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충격적인 데이터(가능성은 낮지만)를 주시하면서 아직 열흘 이상 남은 기간을 자만하지 않고 봐야 하겠습니다.

※한국 시간 26일부터 ‘3분 월스트리트’ 게재일이 매주 화~금(주 4회)에서 화~토(주 5회)로 늘어납니다. 그동안 미국 기준 금요일 시장 상황을 전해드리지 못했는데 이를 보완할 수 있게 됐습니다. 26일부터는 ‘3분 월스트리트’의 깊이 있는 분석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접하실 수 있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지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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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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