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조용해지려나"..극우단체·유튜버가 장악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과 동시에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로 내려온 지 두 달이 넘도록 평산마을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전직 대통령 귀향과 함께 45가구 100여 명 정도가 살던 조용한 마을은 이제 매일 확성기, 군가, 고성에 시달리는 마을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의 귀향 다음 날부터 극우 성향 단체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래를 틀고, 욕설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적행위를 했다거나 ‘직전 총선 등에서 부정선거를 했다’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국민 자유를 빼앗았다’는 등의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다만 7월 들어 평산마을 집회에 참여하는 인원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문 전 대통령 측에서 과격 집회 개최자 등을 고소하고, 민주당이 평산마을 집회 대책을 정부에 촉구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산경찰서도 평산마을 주민 사생활 평온을 해칠 우려가 있는 집회·시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면서 소란 정도가 줄었다.
양산경찰서는 현재까지 벨라도(영상 플랫폼), 코로나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구국총연맹, 자유진리정의혁명당 4개 단체에 집회 금지를 통고했다.
극우 성향 유튜버 안정권 씨가 대표로 있는 벨라도는 문 전 대통령 퇴임 첫날부터 30시간 주야 연속 차량에 설치한 확성기를 사용한 집회·인터넷 방송을 하면서 금전 후원을 받던 단체다.
벨라도는 집회 금지 통고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까지 냈지만, 법원이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는 정당하다고 결정하면서 향후 평산마을 시위는 어려워진 상태다.
과격 집회는 줄어든 대신 1인 시위, 유튜버들이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자유진리정의혁명당 소속임을 내세우는 한 남성은 문 전 대통령 퇴임 후 동료 1~2명과 함께 두 달째 평산마을 사저 앞 도로에 차를 한 대 갖다 놓고 집회를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라고 스스로 밝히며 서울 종로, 영등포 등에서 주로 극우 집회 등을 해 온 이 남성은 문 전 대통령 퇴임 후에는 평산마을로 집회 장소를 옮겼다. 그는 경찰이 7월부터 집회 금지 통고를 하자 1인 시위로 전환했다.
극우 성향 유튜버들도 사저 앞 도로를 오가며 문 전 대통령 사저나 주민 일상을 촬영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결국 지난 13일 한 유튜버를 스토킹 혐의로 양산경찰서에 고소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 유튜버가 지난달부터 평산마을을 찾아 카메라의 줌 기능을 활용, 사저 내부까지 촬영해 유튜브로 중계했다고 밝혔다.
사저 앞 주민도 같은 내용으로 이 유튜버를 처벌해달라고 경찰에 진정했다.
경찰은 1인 시위자, 유튜버 활동을 막아 달라는 민원이 계속 들어오지만, 여러 사람이 참여한 것이 아니어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로 제지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란스럽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3만원 범칙금 스티커를 부과하는 것이 고작이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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