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도 찜한 드론, 우크라이나전에서 '산전수전 공중전'
[아로마뉴스(5)] 7.11~16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및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등과 연관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러시아서 이란산 드론 반입 징후...우크라이나 전쟁서 ‘게임체인저’ 부각
“앞으로 일어날 모든 전쟁은 무인항공기(드론)로 귀결될 것이다. 사람이 조종하는 비행기나 탱크에겐 기회조차 없을 것이다.”
단언했다. 말투도 평소 고수해온 직설화법 그대로다.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올라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예단이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더 주목된다. 2년 전, 미국 플로리다에서 공군협회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해 “드론에 F-35 전투기가 이길 확률은 없다”며 “전투기 시대는 갔고 이젠 드론이다”고 강조했던 그의 소신은 그대로였다.
그래서였을까. 머스크 CEO의 메시지가 공개된 지 하루 만인 지난 11일 “이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 등 무기를 판매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브리핑은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어 “우리 정보에 따르면, 이란 정부가 러시아에 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수백 대의 무인항공기 등을 러시아에 이른 시일 안에 제공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덧붙였다. 5개월째 접어든 양국 간 전쟁에서 확인된 드론의 존재감을 감안하면 이목은 쏠렸다. 실제 개전 초반, 수세에 몰렸던 우크라이나에서 도입한 터키산 드론 ‘바이락타르 TB-2’는 러시아의 자존심인 흑해 기함 모스크바호와 지상 전투 핵심인 탱크 등을 손쉽게 요리했다.
최첨단 기술로 무장된 드론이 파괴적인 용도로 사용된다는 점에선 불편한 시선도 나온다. 하지만 군사용 드론이 특히 약소국가에게 매력적이란 사실 또한 분명하다. 무엇보다 인명 피해가 ‘제로(0)’다. 다년간 특별 훈련이 필수인 파일럿조차 불필요하다. ‘가성비’ 또한 상당하다. 전쟁용 드론은 수천 달러면 족하다. 값싼 드론은 간단한 개조만으로 정찰과 미니 폭탄 투하까지 너끈하다. 좁은 공간에서 적합한 수직 이착륙은 기본이다. 특수 연료가 필요 없는 데다, 어디서든 충전이 수월하도록 탑재된 전기배터리 역시 효과적이다. 일부 드론은 격추도 까다로운 소형이어서 적군의 레이더나 감시장비 내 포착 또한 쉽지 않다. 최악의 상황에선 원격으로 자폭시키면 그만이다. 아직까지 실전에선 재래식 무기가 중심이란 시각이 우세하지만 갈수록 드론의 무게감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무인항공기에 당했던 러시아가 은밀하게 이란산 드론 도입에 나선 이유도 다르지 않다. 미국 싱크탱크 해군분석연구소의 마이클 코프만 러시아 군사분석가는 “이란은 20년 이상 드론 전투부대를 정비해왔다”며 “이란 드론은 우크라이나 발전소나 정유 공장 등을 포함한 주요 기반 시설 파괴에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출항에서 항해와 정박, 입항까지 ‘척척’…자율운항 선박시대 ‘성큼’
모든 게 순조로웠다. 출항에서부터 항해와 입항까지 이어진 항로에선 무난함만 감지됐다. 선장이나 항해사 자리는 비었는데도 말이다. 대신, 주변 장애물 인식용으로 외부에 장착된 인공지능(AI) 전방 탐지 센서와 위성항법장치(GPS)만 분주한 듯 했다. 다른 배의 접근이나 높은 파도 및 부표와 같은 예상치 못한 운항 환경에 대비, 회피 기동 모드로 전환해 피해가기 위한 정해진 수순으로 보였다. 도로 위 자율주행차량의 대명사로 자리한 미국의 테슬라가 연상된 순간이다.
이용 방법은 단순했다. 휴대용 태블릿 컴퓨터(PC)면 충분해서다. 출발지와 도착지 사이의 항로 및 거리 확인은 물론이고 보트의 속도 조절까지 가능했다. 운항 면허를 가진 전문가조차 어렵다고 알려진 접안 또한 거뜬했다. 증강현실(AR) 기반의 자동제어 시스템을 내장한 덕분이다. 자율운항에서 수동 모드 전환도 간단했다.
지난 12일 오후, 인천 영종도 내 왕산마리나항 인근의 약 2.5㎞ 구간에서 20분가량 진행된 자율운항 보트 시연은 그랬다. 이번 시연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자회사인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솔루션 ‘나스(NAS) 2.0’이 주도했다. 지난 6월, 18만 입방미터(㎥)급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 2.0’을 탑재해 세계 최초로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 경험이 자양분으로 공급됐다. LNG선은 당시 운항 도중 타 선박의 위치를 사전에 정확하게 파악, 100여 차례의 충돌 위험도 피했다.
현재 선박의 글로벌 자율운항 시장 경쟁은 치열하다.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낙점된 자율주행차량 시장과 유사하다. 당장, 인건비 절감과 더불어 사고 손실 부담도 덜 수 있다. 똑똑한 AI 지원에 따른 최적의 항로 선택은 연료비 감소와 온실가스 배출 저하 효과까지 가져온다. 현재 세계 자율운항 시장은 영국과 노르웨이 등을 포함한 유럽의 해운 선진국에서 주도 중인 가운데 후발주자인 아시아 국가가 추격조로 편성된 모양새다. 특히 중국과 일본에선 정부 주도로 관련 프로젝트 개발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공개된 소형 레저보트 분야의 전망은 쾌청이다. 컨테이너선이나 LNG선 등을 포함한 대형 선박의 경우엔 연간 건조 규모는 수백 척에 머물러 있지만 레저용은 1,000만여 척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레저용 선박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여유를 갖춘 데다, 신기술에 대한 수용도도 높다는 부분 역시 긍정적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과 관련된 기자재 시장 규모는 연평균 12.6%씩 성장, 2028년엔 2,357억 달러(약 295조964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허재경 이슈365팀장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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