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우주 사진 보셨나요? 그 망원경 만든 사람이 바로 [위클리기사단]

박민기 2022. 7. 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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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근적외선카메라 개발 주도
인류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우주의 심연 상세 포착
"깊은 우주 보면서 새로운 과학연구 목표 구상해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포착한 풀컬러 우주 사진이 11일(현지시간) 처음 공개됐다. 사진에 담긴 `SMACS 0723`은 약 46억년 전에 탄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은하단으로, 미국 백악관은 우주 사진을 정식 공개하기에 앞서 해당 사진을 먼저 선보였다. [AFP = 연합뉴스]
[위클리기사단] 6000여 년의 찬란한 인류 역사를 발전하게 한 원동력은 끊임없는 도전정신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구는 네모나게 생겨 바다 저편의 끝은 낭떠러지라고 생각할 때, 홀로 지구가 둥글다고 믿은 이탈리아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미지의 세계 정복에 나섰습니다. 스페인의 후원으로 항해에 나선 콜럼버스는 1492년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등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15세기 대항해 시대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원주민 학살자' 등 부정적 평가 역시 꼬리표처럼 따라붙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도전정신을 말할 때 탐험가이자 모험가인 콜럼버스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그때로부터 약 500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대항해 시대가 시작되려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정복 대상은 콜럼버스 때처럼 바다가 아닙니다. 바다보다 훨씬 거대한, 아직까지는 그 크기조차 가늠할 수 없는 우주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포착한 우주·천체 풀컬러 사진들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하루 전인 11일에는 약 46억년 전에 탄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SMACS 0723 은하단의 사진을 선보였습니다. 해당 은하단은 높은 질량으로 더 멀리 떨어진 천체의 빛을 확대해 휘게 하는 중력렌즈 역할을 해 약 130억광년 밖에서 극도로 희미하게 빛나는 배경 은하까지 선명하게 포착했습니다. 지금까지 NASA가 공개한 사진 중 우주의 가장 깊고 상세한 모습을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NASA가 올린 이번 성과의 일등공신은 지난해 12월 우주로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었습니다. 설계 및 개발 등 제작 과정에만 100억달러(약 13조1450억원)가 투입됐습니다. 과거 우주망원경의 대표 주자였던 허블 우주망원경의 후계자이지만 훨씬 더 높은 성능을 자랑합니다. 차이는 적외선에 있습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가시광선만 관측할 수 있지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적외선까지 관측할 수 있습니다. 해상도 차이만 100배로, 인류가 보지 못했던 우주의 심연을 상세히 포착했습니다.

마르시아 리케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71)는 적외선 천문학자이자 근적외선카메라(NIRCam) 수석설계자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적외선카메라 개발을 담당한 인물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성과의 핵심이 되는 기술 개발을 담당한 총책임자입니다. 어릴 때부터 천문학을 좋아했던 그는 공상과학(SF) 관련 서적들을 섭렵하면서 인류가 현재 기술력으로 아는 범위 내에 존재하는 우주 행성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이후 대학교 4학년이 되면서 적외선 천문학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적외선 천문학은 생소한 학문이었던 만큼 본인이 해당 학문의 시작을 함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더 흥분됐다고 합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카메라(NIRCam) 개발을 주도한 마르시아 리케(71)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 [사진 출처 = 애리조나대 동문회]
1998년 NASA가 우주망원경을 본격 개발하기 위한 팀을 구성할 때 지원서를 냈고, 관련 부서에 배치됐습니다. 당시 팀원들은 우주망원경 개발을 위해 과학적으로 집중해야 할 분야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는 동시에 어떤 종류의 카메라가 장착돼야 할지를 논의했습니다. 이후 2001년 NASA는 근적외선카메라 개발에 참여할 팀 구성을 위한 공모전을 진행했고, 애리조나대에서 팀을 꾸려 참여한 리케 교수는 최종 과정에서 선발됐습니다. 미 군수 업체 록히드마틴 엔지니어들과 협력하며 카메라 개발에 몰두했고, 우주망원경이 우주로 발사된 뒤에도 카메라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시험하는 과정 등을 거쳤습니다.

리케 교수가 말하는 근적외선카메라의 주요 역할은 인류가 보지 못했던 우주와 천체 사진을 찍는 것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적은 더 깊은 우주의 모습을 선명하게 포착해 인류가 새로운 과학적 연구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리케 교수는 지난 3월 애리조나대 교지 '데일리 와일드캣'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우주 사진을 보다 보면 인류가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사실을 발견하거나 배울 수 있고, 새로운 연구 목표를 구상할 수도 있다"며 "우리 팀은 천문학자들의 궁극적 목표인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쏟지 못했지만 근적외선카메라를 이용해 분명 이를 해내는 인물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NASA가 이번에 공개한 성과는 분명 혁신적입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앞서 말한 대로 우주의 크기는 현재 인류과학으로는 가늠조차 할 수 없습니다. 현재 관측 가능한 우주에만 1700억개 이상의 은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각 은하는 최소 1000만에서 최대 100조개의 별 및 행성들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떨어진 거리도 대부분 수백만 광년으로 인류가 직접 탐사선을 보낼 수 없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은하에 속해 있는 별들의 거리만 해도 1000광년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좌절하기에도 아직은 이릅니다. '시작이 반이다.' 우리보다 수백 년을 앞선 시대를 살았던 선조들이 지혜를 발휘해 많이 썼다는 말이죠.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를 파헤치기 위한 인류의 도약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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