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Q&A] 제주사람 지키던 수호신 돌하르방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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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보물섬, 국제자유도시, 세계자연유산당신은 제주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제주는 전국민의 이상향이지만 때로는 낯설게 다가온다.
돌하르방이 정식 명칭이 된 건 50여 년 전인 1971년 제주도 민속자료 제2호로 지정되면서다.
제주 사람들은 성문을 지켰던 돌하르방을 수호신으로 여겼다.
돌하르방은 이제 성문 앞을 벗어나 공항과 관광지, 회사와 가게 입구 등에서 각각의 모습으로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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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선글라스·노트북 쓰는 친근한 모습
[편집자주]세계의 보물섬, 국제자유도시, 세계자연유산…당신은 제주를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제주는 전국민의 이상향이지만 때로는 낯설게 다가온다. 제주는 지리적 특성상 타 지역과는 다른 독특한 풍습과 문화, 제도, 자연환경 등을 지녔다. 뉴스1 제주본부는 제주와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제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독자의 제보도 받는다.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 중 하나가 ‘돌하르방’이다. 하늘로 높게 치솟은 야자수 아래 돌하르방을 보면 ‘제주에 왔구나’하고 실감하게 된다.
돌하르방은 ‘돌’과 할아버지란 뜻의 제주어 ‘하르방’이 합쳐진 단어로, ‘돌로 만든 할아버지’란 뜻이다. 이는 본래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부르던 이름이다.
돌하르방이 정식 명칭이 된 건 50여 년 전인 1971년 제주도 민속자료 제2호로 지정되면서다. 이전까진 우석목, 수호석, 수문장, 두롱머리, 동자석, 옹중석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돌하르방이 진짜 할아버지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할망(할머니)’일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벙거지형 모자, 부리부리한 눈망울, 큼지막한 주먹코, 굳게 다문 입의 외형만 봐서는 성별을 가늠키 어려운 것은 물론 어디서 무엇을 했던 분인지 궁금증만 남는다.
돌하르방의 과거를 묻기 위해서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돌하르방은 조선시대 제주의 성문을 지키던 ‘옹중석’이었다. 김석익의 ‘탐라기년’에 의하면 1754년(영조 30) 목사 김몽규가 성문 밖에 돌하르방을 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이 시기 즈음 제주의 3읍성인 제주성과 정의현성, 대정현성 성문 앞에 총 48기가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3읍성에 동시에 세운 것인지, 각각 다른 시기에 세워진 것인지 등은 정확하지 않다.
성문 앞에 있던 돌하르방은 제주 곳곳에 뿔뿔이 흩어졌고 45기만 남았다. 2기는 서울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
제주 사람들은 성문을 지켰던 돌하르방을 수호신으로 여겼다. 돌하르방이 악한 기운을 막고 마을을 지켜준다고 믿었다. 단순히 성의 위치나 경계를 나타내는 표시의 역할을 넘어선 존재였던 것이다.
돌하르방은 주술적·종교적 숭배의 대상이기도 했다. 예로부터 제주엔 돌하르방의 코를 문지르거나 갈아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믿음이 있다. 코가 깨진 돌하르방이 발견되는 이유다.
돌하르방은 이제 성문 앞을 벗어나 공항과 관광지, 회사와 가게 입구 등에서 각각의 모습으로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선 마스크를 쓰기도 하고 여름에는 선글라스, 크리스마스엔 산타클로스 옷을 입기도 한다. 배 위에 올렸던 두 팔을 들어 올려 큰 하트 모양을 만들거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돌하르방도 있다.
이처럼 돌하르방은 다양해진 모습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제주 문화교류의 사절단이 되어 제주를 넘어 스페인 등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스페인 관광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돌하르방이 세워지기도 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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