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권의 충격과 분노.."불고기가 日 음식처럼 팔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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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권 셰프는 최근 태국 방콕을 방문했을 때 일본식 이름을 단 야키니쿠(やきにく) 식당을 찾았다고 한다. 1시간 정도 대기를 거친 끝에 마침내 자리에 앉아 맛본 음식. 충격이었다. 이건 일본식 야키니쿠가 아니라 '한국식 불고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소스는 고추장이고, 시금치나물에 무생채 이런 게 반찬으로 나온다. 김치도 당연히 주고. 나물로 비빔밥을 해먹으면 된다고 설명까지 해주더라."
"다른 나라의 요리를 흡수해오려면, 그 음식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 합당한 스토리텔링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근데 이게 완전히 '일본'으로 포장지가 씌워져있었다. 현지인들은 당연히 그걸 일본식 음식이라고 생각하더라. 성질이 나고 화가 났었다."
권 셰프는 지난 11일 '찐터뷰'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울분을 토했다. 이른바 'K-푸드'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지만, 그 과실을 엉뚱하게 다른 나라들이 가져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였다.
그의 분노는 이유가 있다. 권 셰프는 프렌치 등 서양식 파인다이닝을 주로 만들어왔지만, 동시에 한식에 진심인 인물이기도 하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국밥'일 정도다. 지난 5월 유튜브에 공개된 부산 동래 농심호텔 뷔페 '리스또란떼' 리모델링 과정에서 허여멀건한 한식들이 나오자 "한식을 한다는 사람들이, 우리 음식을 하면서"라며 역정을 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한식에 엉뚱한 포장지가 씌워지는 것을 보고 특히 충격을 받은 것이다. 안 그래도 중국이 김치 등 한식을 건드리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권 셰프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힘을 보탤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김해의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엘리멘츠'를 '한우' 콘셉트로 바꿔 선보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발한 메뉴와 레시피를 해외에 알릴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한식 자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권 셰프는 "한식은 마약같은 음식"이라고 밝혔다. 한번 맛을 들이면 헤어나오기 힘든 음식이라는 것. 영화나 음악처럼 단번에 반응이 오기는 힘들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한식의 시간'이 올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2010년 귀국하기 전까지 두바이 버즈 알 아랍 호텔(헤드셰프) 등 주로 외국에서 활동했던 권 셰프에게 '한식'은 그리움의 대상이자 아픈 손이었다. 과거에는 해외에서 한식 음식점을 가면 '데리야키', '캘리포니아롤', '스시', '돈까스'와 같은 일본식 음식을 함께 파는 것을 목도해야 했다. 한식만으로는 시장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귀국 후에도 안타까운 일을 직접 경험했다. 9년 전쯤 해외 방송사에서 한식에 대한 촬영을 와서 권 셰프가 직접 설렁탕집을 소개했다고 한다. 그런데 도시 개발 과정에서 그 설렁탕집 본점이 없어져서, 새로 지은 빌딩 안에 들어온 설렁탕집을 보여줘야 했다. 그 방송사 관계자들이 전통의 건물이 사라진 점에 대해 "충격적"이라 반응해서 몹시 부끄러웠다고 권 셰프는 떠올렸다.
권 셰프는 "내가 요리를 하는 사람인데, 한식에 대한 자긍심이 없다면, 과연 삶 안에서 뭐가 남아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한식에 대해서는 일종의 아집이 생길 정도가 됐다. 한식을 만들 때는 정성을 녹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K-푸드가 조금씩 전세계적 트렌드가 되고 있는 상황은 그에게 특히 고무적이다. 권 셰프는 "한식에 대한 해외의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것을 실감한다. 우리 셰프들의 위상도 굉장히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식의 세계화 과정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제든 올 것"이라며 "세계 시장에 한식 경험의 빈도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확실한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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