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방문한 바이든, 왕세자와 주먹 인사.."카슈끄지 문제 제기"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취임 이후 첫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나누고 양자 회담에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문제에 대해 거론하는 등 불편함을 노출하는데 주력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중동 방문 사흘째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방문을 마치고 마지막 순방국인 사우디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해변 도시 제다의 왕궁에 이르자 전용 리무진에서 내려 마중 나온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이후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만났을 때는 악수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제스처는 카슈끄지 암살 문제와 관련해 빈 살만 왕세자에게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미국 정보당국이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한 인물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암살과 관련해 어떠한 역할도 부인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이를 문제 삼아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취임 이후에도 미국과 사우디간 냉랭한 관계가 지속돼 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유가 안정'을 위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증산 협력이 절실해진 상황 속에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하면서 정치적 필요로 인해 인권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게 아니냐는 비판론에 직면했다.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가 첫 대면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렸다.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만남이 예고된 이번 중동 순방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거론하며 순방 기간 악수 등 신체 접촉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와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연출하지 않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 초기 잠시 주먹 인사를 하는 듯 했지만 곧바로 악수를 나누고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스스럼 없는 신체 접촉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한 것을 두고 외신들은 상당한 의미부여를 했다.
로이터는 "한때 사우디를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있어 결정적인 이미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제다 왕궁 앞에서 첫 주먹 인사와 말없는 교류였다"고 분석했다. WP는 "이 제스처는 사우디를 왕따로 만들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번복한 중대한 회담에 앞서 강력한 상징성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먹 인사가 '사우디 왕따 시대'를 끝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곧이어 알사우드 국왕 및 빈 살만 왕세자와 확대실무회담을 개최했다.
회담 시작 전 바이든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미국 공동취재단으로부터 각각 '사우디가 여전히 왕따인지', '카슈끄지 가족에게 사과할 것인지'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빈 살만 왕세자는 미소 짓는 모습을 보였다고 공동취재단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대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담 때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하면서 "저는 이 주제가 저와 미국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제기했다면서 "당시 내가 그것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지금 어떻게 생각하는지 분명히 했다. 나는 내 견해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 당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남과 관련한 질문에 카슈끄지 암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완전히 절대적으로 명확하다"며 "나는 항상 인권 문제를 거론해 왔다. 나는 인권을 얘기하는 것에 관해 침묵한 적이 없다. 사우디나 다른 어느 곳에서든 만약 누군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한동안 함께 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제다 공항에 도착해 국왕이나 왕세자보다 격이 떨어진 칼리드 알파이살 메카주 주지사 등의 영접을 받았다.
빈 살만 왕세자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엔 알사우드 국왕이 직접 영접했었다.
한편, 미국과 사우디는 양자회담 후 성명을 통해 사우디와 이집트의 연안에서 미군 및 평화유지군이 철수하는 것에서부터 5G와 6G 모바일 기술 및 사이버 보안 협력에 이르는 일련의 패키지를 발표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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