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도까도 계속 나오는 대통령실 의문.. '공정과 상식' 흔들려 [뉴스+]

조성민 2022. 7.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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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드러난 대통령실 불투명한 인사 문제
尹 대통령과 김건희 사람들 도대체 몇 명인가
관련 논란 커지는데..해명은 의혹 기름 부어
"권력 사적으로 이용하는 건가란 생각 들어"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불투명한 인사·사적채용·비선 등 대통령실과 관련한 논란과 의문이 계속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걸었던 ‘공정과 상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관련 사안 대부분에 대해 “알지 못한다”, “확인할 내용이 없다” 등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내놓은 해명이 논란과 의구심을 더욱 키우는 경우도 많았다. 대통령실이 각종 의혹의 중심이 되면서 하락세인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등 포인트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근무하는 尹측근·친인척·보수유튜버

윤 대통령과 사적인 인연을 가진 이들이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오마이뉴스’는 윤 대통령의 강원도 40년 지기 2명의 아들이 모두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근무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릉의 한 통신설비업체 대표 우씨 아들(30대 초반) A씨와 동해에서 전기업체를 운영하는 황씨 아들(30대 중반) B씨는 각각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요원과 행정관으로 근무 중이다.  

A씨와 B씨는 평소 윤 대통령을 사석에서 삼촌이라고 불렀고, 두 사람 모두 선거 캠프와 인수위에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와 우씨는 지난해 5월 당시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윤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역 유력 정치인과 만나는 자리에 동석했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우씨의 집에서 하룻밤 묵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대통령실은 이날 “불공정한 사적 채용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기 2명의 아들이 나란히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이 더 안전하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실을 사적 인연으로 가득 채워놨다”며 “각종 사적 인연으로 채용된 사람들이 대통령 부부를 공적으로 보좌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장으로 보이는 장소에 자리한 안정권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시위를 벌여온 보수 유튜버 안정권 씨의 누나 안모씨도 대통령실에 일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대통령실은 지난 13일 안모씨가 사표를 제출했다며 “자세한 과정에 대해 확인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안씨 누나가 어떤 과정으로 대통령실에 채용됐고, 어떤 능력을 봤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저희가 알기론 그 분(누나 안씨)은 (대통령) 전속 사진담당의 보조 업무를 하던 분”이라며 “채용 과정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국민소통관실 행정요원인 안씨는 지난해 11월 대선 레이스 당시 제안을 받고 캠프에 합류한 뒤 대통령실 직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상 플랫폼 ‘벨라도’를 운영해온 유튜버 안정권 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 특별 초청을 받고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의 ‘외가 6촌’ 친인척이 대통령실에 근무한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지면서 불투명한 채용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7일 “업무 문제가 아니라 먼 친인척이란 이유만으로 배제되면 그게 또 차별”이라며 “외가 6촌 채용이 국민 정서에 반한다면 그건 법을 정비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사람들 대통령실에…“정부가 구멍가게냐”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 영부인 보좌를 담당했던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하고, 김건희 여사는 대선 전 학력 위조 의혹 등이 불거지자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대통령에 당선된 후 김 여사는 어떤 영부인보다 광폭 행보를 하는 것은 물론, 자신 주변 인물과 함께 대통령실에 입성하면서 ‘비선’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1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위해 사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김 여사는 봉하마을을 방문하며 사적 지인을 동행했다. 이후 김 여사가 운영하던 회사 직원들이 부속실에 채용돼 수행 역할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대통령실은 그중 한 여성이 김 여사의 지인이라고 밝혔다. 이 여성은 김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컨텐츠 전무 김모씨로,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인 그는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 사랑’ 운영자인 강신업 변호사와 함께 지난해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원회 위원으로 함께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간 김 여사가 민간인 신분의 지인과 동행했다는 사실도 논란거리였다. 검사 출신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인 신모씨는 민간인 신분으로 1호기를 타고 윤 대통령 내외와 함께 정상회의 순방에 동행한 것은 물론, 자원봉사자라는 자격으로 순방 사전답사, 현지 행사 일정까지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자주 쓰는 말로 ‘전임 정부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대한민국 정부의 수준이 구멍가게 수준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실 해명 같지 않은 해명…“국민 우습게 보나”

논란이 터질 때마다 대통령실이 내놓는 해명은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대통령실은 신 씨의 스페인 순방 동행과 관련한 언론보도에 대해 지난 5일 무보수로 일한 전문가라며 이해충돌 등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명 한방 의료재단 이사장의 차녀인 신 씨가 어떤 관련 전문 자격을 갖췄으며, 외교부 등 정부기관에는 전문가가 없냐는 반문을 지우진 못했다. 게다가 대통령실은 어떤 경로로 신 씨에게 나토 순방 행사 기획 참여를 요청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문 전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의원. 뉴시스
문 전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 의원은 “대통령실의 해명이 가관으로 ‘오랜 해외 체류 경험과 국제행사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지원했다’고 하는데 미국에서 오래 살았다고 미국 전문가라는 말인가”라며 “그걸 해명이라고 하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사비서관의 부인은 민간인으로 비밀취급 인가증이 없다. 대통령실의 일정과 의전은 높은 보안을 요구하는 비밀사항으로 비밀취급 인가증 없이는 접근조차 하기 어려운 사항”이라며 “그런데 평범한 민간인 신분으로 국가 기밀 사항을 다루는 데 참여했다. 그 권한은 누가 준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문 전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난 복기왕 전 비서관은 역시 대통령실의 해명이 이상하다고 했다. 복 전 비서관은 YTN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에서 공군 1호기를 민간인이 타고 간 사례는 부득이하게 비행기(민항기) 일정이 안 맞았던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 사례뿐이고, 실무에 필요한 실무단은 ‘기타 수행단’이라고 하지 않는다”며 “실무 수행단, 정부 장·차관 정도만 수행원이고, 나머지 인사는 별도의 비행기, 별도의 숙소, 별도의 일정으로 현장에서 대통령과 함께하는 일정을 짜지, 이번처럼 답사부터 시작해서 현지 일정까지 민간인이 개입한 사례는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사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복 전 비서관은 또 “장·차관들과 수행원들, 언론인들 외에는 공군 1호기에 탑승을 안 하고, 숙소도 다 별도로 한다”며 “아무리 인사비서관 부인이라고 해도 민간인이 사전답사부터 시작해서 행사 내내 중요한 역할을 하게 했다는 것은, 만약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하면 탄핵에 들어갔을 것이다. 이건 입이 열 개라도 국민의 질타를 피하기 어려운데 이리저리 핑계를 대지 말고 ‘잘못했다’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같은 방송에서 “(신 씨의 순방 동행은) 상당히 부적절하고, 잘못됐다.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실에서) 영어를 잘하니까 데리고 갔다고 하는데, 스페인에 가는 데 영어가 왜 필요한가. 앞뒤가 안 맞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가 부적절했다. 앞으로 여러 가지로 잘 살펴보겠다고 솔직하게 해명하고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면 되지 자꾸 억지로 해명하다 보면 ‘국민들을 우습게 보나’라고 국민들이 아실 거”라며 “이미 보도가 다 났는데, 이런 것들은 깔끔하게 해명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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