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선택으로 결말 바뀌는 '인터랙티브 게임' 뜬다

이소연 기자 2022. 7.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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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조작과 선택으로 스토리 바뀌는 게임
미국·프랑스 등 해외에서 흥행성 입증
넷플릭스도 자사 IP 확대 위해 적극 투자
엔씨소프트 신작 '프로젝트M'에 도입
프랑스 게임 제작 업체 퀀틱드림이 내놓은 인터랙티브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퀀틱드림 제공

이용자의 참여를 극대화한 스토리 중심의 ‘인터랙티브 게임’이 게임업계의 새로운 미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국내에선 대중화되지 않은 실험적인 게임 장르지만 해외에선 콘솔 게임 중심으로 흥행성이 이미 입증됐고, 최근 넷플릭스 등 콘텐츠 기업이 자사 지식재산권(IP)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여기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이 계속 확장하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도 인터랙티브 게임 ‘프로젝트M’의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이를 기점으로 국내 게임업계 역시 이 장르에 도전할 것이라는 기대 또한 커지는 중이다.

인터랙티브 게임이란 이용자의 조작과 선택에 의해 게임의 스토리 전개와 결말 등이 바뀌는 게임 장르다.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는 폭이 넓을수록 같은 게임을 여러 번 플레이하는 ‘N회차 플레이’ 역시 유도할 수 있다. 게임의 스토리가 플레이의 핵심이 되는 만큼 기존 게임 마니아층 소비자뿐 아니라 스토리의 기반이 되는 영화, 소설 등 IP를 즐겨온 다양한 소비자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 역시 업계가 인터랙티브 게임에 주목하는 이유다.

인터랙티브 게임에 먼저 주목한 건 해외 게임 및 콘텐츠 업계다. 해외에서 인터랙티브 게임을 대중화시킨 프랑스 게임 제작 업체 퀀틱드림이 대표적이다. 퀀틱드림은 2013년 유명 배우 엘렌 페이지를 실제 주인공으로 기용한 인터랙티브 콘솔 게임 ‘비욘드: 투소울즈’를 출시해 대중에게 인터랙티브 게임을 알렸으며, 2018년 출시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과 소설 등에서 그간 다뤄왔던 깊이 있는 공상과학 주제를 다루며 전 세계에서 650만장 넘게 판매되는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자사 IP를 확대하기 위해 게임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넷플릭스도 인터랙티브 게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인디 게임 개발사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를 인수하고, 올해 3월에도 ‘워킹 데드’ 등 인기 드라마를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해 온 핀란드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사 ‘넥스트게임즈’의 인수 계획을 발표하는 등 넷플릭스는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 변화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2018년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미러’의 특별판 게임인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를 내놓으며 인터랙티브 게임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게임 속 주인공이 아침 식사 메뉴로 어떤 시리얼을 먹을지까지 이용자가 세세하게 선택할 수 있는 이 게임은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시청 시간이 최소 40분부터 최대 5시간까지 달라지며, 알려진 결말만 30여개에 달한다. 이후에도 ‘언더테이커의 저주받은 저택’, ‘당신과 자연의 대결’, ‘카르멘 산디에고’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 예능, 드라마 등을 기반으로 한 인터랙티브 게임을 내놓고 있다.

엔씨소프트 '프로젝트M' 예고편 스크린샷. /엔씨소프트 제공

국내 게임업계도 인터랙티브 게임에 도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6월 공개한 신규 IP 인터랙티브 게임 ‘프로젝트M’의 첫 예고편은 534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게임 이용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연인의 죽음과 한 남자의 복수라는 이야기를 다룬 이 게임에서 이용자는 게임 내 다양한 분기점마다 다양한 선택을 하며 스토리를 이끌어갈 수 있다.

인터랙티브 게임은 이용자의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관건인 만큼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M에 3D 스캔, 모션 캡처, 시각특수효과(VFX) 등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간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 등 제한된 게임 장르에 집중해왔던 국내 게임업계가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M을 계기로 인터랙티브 게임 등 다양한 장르로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랙티브 게임 개발은 그간 자사 흥행 IP ‘리니지’와 유사한 게임 방식과 수익구조를 가진 게임을 출시해오며 이용자의 비판에 직면했던 엔씨소프트의 ‘탈(脫)리니지’ 행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라며 “비슷한 게임에 지친 소비자에게 한국에선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를 주요 게임사가 내놓으면서 인터랙티브 장에 물꼬가 틀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다만 ‘트릭스터M’ 등 실험적인 게임을 약속했던 다수 게임도 결국 ‘리니지라이크’ 게임의 반복이었는데, 이번만큼은 실험적인 게임 장르의 차별성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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