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지지율 신경 안써'..위험한 이유 [정치쫌!]

2022. 7. 16.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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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율 신경안써'.. 이후 10%p 넘게 지지율 급락
전국 동시 현상.. 60대·TK에서도 尹 지지율 하락
국민의힘은 권성동vs장제원 분란.. 해소 노력 불구 '강 건넜다'
나경원 "대통령 공부를 하실게 아니라 대통령 업무를 하셔야"
역대 대통령들.. 선거에 도움 안되면 '탈당·제명' 요구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취임 석달 차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전직하다. 중도는 물론 보수층으로부터도 외면 받는다. 집권 여당은 내홍이다. 국민의힘 전직 원내대표는 ‘대통령 업무를 하실 때’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이 나온다. 임기 초 보기 드문 현상이다. 윤 대통령의 약점인 ‘당내 기반 취약’은 여전하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신경 안쓴다’는 발언은 위험하다.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은 자신을 당선 시킬 힘을 가진 인사에 줄을 대기 마련이다. 자신의 당선에 도움이 안된다면 그 대상이 누구라도 배척한다. 2024년 총선은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신경 안써’ 지지율…2주만에 30%대 초반 급락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4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하락’ 상황에 대해 묻자 “저는 선거 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괘념치 않았다. 의미 없는 것”이라며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고 오로지 국민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지율이 하락 한 것에 대해 “일희일비 안 하면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상황을 낫게 만들지나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지지율을 올리려는 식으로 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갤럽은 그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비교적 높에 나오던 여론조사다. 그런데 갤럽에서마저 30%초반으로 지지율이 추락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취임 두 달 만에 30%초반으로 떨어졌다는여론조사 결과가 15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천3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2%,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3%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15일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2%,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3%로 나타났다. 통상 임기말 권력누수현상 ‘레임덕’의 기준은 긍정·부정 평가 격차가 25%를 넘을때를 가리킨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긍·부정 평가 간 차이는 21%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를 벗어났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5%포인트 하락, 부정평가는 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부정평가는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5주 전인 지난달 둘째주 조사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5주 전 조사에서 53%였던 긍정 평가는 4주 전 조사에서 49%로 4%포인트 하락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 대통령에 뼈아픈 대목은 지난 3월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전통 보수층’에서조차 지지율 하락이 나타난 것이다. 60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4주전 50%에서 39%로 11%포인트 내렸다. 자신을 ‘보수층’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의 윤 대통령 지지율도 지난주 62%에서 이번주 53%로 9%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85%), 진보층(80%), 40대(71%) 등에서 두드러졌다.

한국갤럽은 “지난주에는 윤 대통령에게 호의적이던 고령층,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긍정평가 하락, 부정평가 상승 기류가 공통으로 나타탔다”고 설명했다.

與 인사들도 대통령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초반 여러 논란으로 떨어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로 차기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차기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대통령 없는 총선’ 구상 하에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 대통령 지지율을 상회한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론조사 지지율은 연연해서도 안 되지만, 간과해서도 안 된다. 최근 지지율 하락은 민심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지금 대통령과 정부는 물가 잡기 등 경제 위기 대응에 여념이 없다. 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고 대통령과 정부에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한다”고 쓴소리 했다.

5선의 국민의힘 의원인 조경태 의원도 지난 13일 KBS 라디오에서 ‘윤석열 사진’을 당회의실에 걸자는 제안에 대해 “시대책오적 발상이라고 본다”며 “지금 대통령 사진을 거는 데 신경 쓸 게 아니라 폭염과 고물가에 고통받는 국민들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당내 비판에 직면하자 윤 대통령의 사진을 당회의실에 걸자고 처음 제안했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더이상 같은 주장을 반복치 않는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힘드시겠다’고 말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대통령 공부는 잘하고 계신 것 같나’라는 질문에 “대통령은 공부를 하실 게 아니라 대통령 업무를 하실 때”라며 “대통령께서 힘드시겠다”고 답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14일에는 “김건희 팬클럽이 정말 거슬린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김건희 팬클럽은 김건희 여사가 직접 요청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여당 인사들이 대통령의 힘이 가장 센 집권 두달차에 벌써부터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조언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당장 차기 총선이 2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기에 집권 여당 인사들의 ‘각자도생’ 시나리오도 그래서 나온다.

당 중진 의원들이 대통령을 비판하자 이를 말리는 의원도 등장했다. 4선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난 15일 “대통령에 힘을 실어야 한다. 반대 세력에는 맞서 싸워야 한다”며 “우리의 현실은 집권여당이 아니라 ‘집권야당’이다.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지 1년 남짓 됐다. 대통령 어깨 피시라고 힘 실어주고, 반대세력의 부당한 공격에는 함께 맞서싸워야 한다”고 썼다.

‘경찰국’도 與 비판 직면

오는 8월 2일 출범 예정인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설치 방안 역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 15일 브리핑을 열고 행안부 내에 치안감을 부서장으로 하는 ‘경찰국’을 신설하고 소속청장 지휘규칙을 제정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장관은 “경찰국은 경찰청을 일반적으로 지휘 ·감독 ·통제 ·감찰하는 조직이 아니다. 사실상 장관 직속으로 운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설되는 경찰국은 ▶경찰 관련 중요정책과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제청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자치경찰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경찰국에는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지원과 등 3개 과가 설치되며, 국장 포함 모두 16명의 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이날 발표에 대해 권은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행안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출신인 권 의원은 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해 정부에 재의를 요구하겠다고도 밝혔다. 권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상민 행안장관이 발표한 경찰제도 개선 방안은 법치주의 위배로,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국민의 자유와 인권에 대한 중대하고 명백한 위협행위”라고 강조했다.

서울경찰청장 출신인 김용판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을 수중에 넣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을 경우 경찰청장의 인사 추천권은 형해화 되고 장관의 제청권의 이름으로 인사를 다하게 될 수 있다. 장관의 제청권 행사는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경찰국을 만들면 결국 모든 경찰들이 경찰청장이 아닌 장관만을 바라보게 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권성동계 vs 장제원계 ‘분화’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왼쪽)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한 뒤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 여당은 차기 당권을 두고 내홍중이다. 계파는 크게 권성동계와 장제원계로 구분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이 당내 계파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당 차원에서 추진했던 ‘서해피격TF’ 사건과 ‘북한어민 북송사건’ 역시 제대로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 징계 이후 차기 당권 경쟁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투톱인 권 원내대표의 장제원 의원 간 갈등이 여당의 주요 이슈가 된 지 오래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의 사이가 틀어진 건 이미 오래 됐다”며 “이미 어느 정도 권 원내대표를 따르는 의원들과 장 의원을 따르는 의원들이 나누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이 지난 15일 점심회동을 하면서 불화설 진화에 나섰으나 당 내엔 이미 두 의원 사이의 감정의 골이 돌아올 수 없을만큼 진행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역대 대통령들…지지율 떨어지면 ‘탈당·제명’
역대 한국 대통령들. 왼쪽부터 노태우·김영삼·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뽑힌 대한민국 대통령은 모두 7명이다. 이들 가운데 비자발적으로 탈당을 당한 대통령은 4명, 탈당을 거부한 대통령과 제명된 대통령은 각각 1명씩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4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탈당 요구를 받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 됐다.

역대로 보면 각 정당들은 지지율이 떨어진 대통령을 자당 정치인으로 놔두고선 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현직 대통령들에 대해 ‘탈당 요구’를 해왔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네명의 대통령은 탈당을 해야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탈당 요구를 거부하며 임기말까지 탈당을 하지 않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소속 정당으로부터 제명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 선거를 74일 앞둔 시점인 1992년 10월 5일 민주자유당을 탈당했다. 김영삼 당시 후보의 요청을 노 전 대통령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때 이뤄진 대통령 탈당의 첫 역사는 이후 계속 관례처럼 반복돼 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5대 대선을 41일 앞둔 시점에 당시 신한국당을 탈당 해야 했다. 이회창 당시 대선 후보가 김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스스로 탈당했다. 김 전 대통령은 2002년 대통령 선거를 200여일 앞둔 시점에 탈당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임기말 아들의 비리 의혹과 대통령 정당 지지율이 급락하자 스스로 탈당을 선택한 사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말 새누리당 당내에서 탈당 요구가 적지 않았으나 탈당을 거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말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 등으로부터 탈당 요청을 받았으나 이를 수용치 않았다. 대신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이 이뤄진 뒤 자유한국당으로부터 출당·제명 조치가 취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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