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원 이상 널뛴 날, 작년 4일인데 올해 벌써 18일
15일 원·달러 환율(1326.1원)은 전날에 비해 14원이나 급등했다. 환율 상승세도 문제지만, 하루에 10원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올해는 추세적으로 환율이 오르는(원화 가치 하락) 상황이지만, 이처럼 급등락이 이어지면서 금융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의 변동 폭이 10원 이상인 날은 이날까지 모두 18일에 달한다. 작년 한 해 동안 10원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이 나흘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유독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날이 많은 셈이다. 올해 10원 이상 변동한 18일 가운데 급등은 12차례였고, 급락은 6차례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300원대에 달하다 보니 불안 심리가 확산돼 환율의 등락 폭을 키우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워낙 높아 시장의 호재나 악재에 과민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근년에 1300원 안팎 고환율을 경험해보지 않아 불안감에 시달린 나머지 누군가 달러를 사면 따라서 사고, 팔면 따라서 파는 투자 동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외환 당국이 환율 개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간의 한 전문가는 “당국은 엔·유로·위안·파운드 등 주요 통화가 모두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어 원화만 특별히 위험에 빠진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더 하락할 때를 대비해 외환보유액을 아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킹(king) 달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달러가 일방적인 독주를 하는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는 이날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쳤다는 충격적 소식에 약세를 보였다. 엔화 역시 강달러 여진으로 달러당 139엔대를 오르내렸다. 유럽 역시 에너지 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유로화가 예년과 비교해 최근 20%쯤 절하됐다. 안전 자산인 달러를 찾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원화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는 올해 원·달러 환율이 1350원까지는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한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주요국 화폐가 모두 달러 앞에서 힘을 못 쓰고 있는 흐름이 쉽게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DB금융투자는 최근 국내외 경제 여건이 나빠질 경우 달러당 137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했다. 2000년 미국의 닷컴 버블 붕괴로 인한 충격 당시 달러당 1368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슷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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