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경찰국 31년 만에 부활.. 총경 이상 인사업무 맡아

내달 출범.. 총괄·인사·자치경찰 3科
치안감이 국장, 16명 중 12명 경찰
이상민 "수사와 무관한 조직이나 큰 사건은 수사 지시할 수도 있다"
경찰내부 "결국 수사 관여한단 뜻"

행정안전부가 15일 부처 내에 경찰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국’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이 1991년 내무부 치안본부로부터 독립한 지 31년 만에 행안부 내에 경찰 업무 조직이 생기게 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경찰 지휘·관리를 위해 행안부 내에 ‘경찰국’을 설치하고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 지휘규칙을 제정하는 내용의 ‘경찰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 장관은 “입법 예고와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 달 2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설되는 경찰국은 경찰 관련 중요 정책과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제청권,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자치경찰 지원 등의 업무를 맡는다. 경찰국은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지원과 등 3개 과로 구성되고 과별로 5명씩, 국장을 포함해 총 16명이 근무한다. 앞으로 경찰청장이 경찰의 정책과 예산 중 중요한 사안을 행안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경찰청장 지휘규칙’도 마련해 발표했다.

이 장관은 이날 “경찰국은 수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조직이며 지휘규칙에도 수사와 관련한 내용은 없다”고 했다. 다만 이 장관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 또는 경찰 고위직 관련 사건이 있는데 경찰이 수사를 안 하면 수사하라고 할 것’이라고 말한 게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결국 수사에 관여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행안부는 경찰국장에 치안감 계급의 경찰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국 직원 대부분을 경찰공무원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경찰국 직원 16명 중 75%에 해당하는 12명은 경찰공무원으로 꾸려진다”며 “이 중에서도 총경 이상 경찰의 임용 제청과 경찰위원회 위원 임명 제청을 맡게 될 ‘인사지원과’는 직원 전체를 경찰공무원으로만 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행안부가 경찰을 통제하려 한다는 여론을 잠재우고 경찰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행안부는 또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순경 등 일반 출신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매년 경무관 승진 대상자의 20%를 일반 출신에서 선발하는 안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경찰국 신설에 대해 단식과 릴레이 삭발식, 삼보일배 등으로 반발해오던 경찰직장협의회는 집단행동을 일단 멈추고 이날 행안부가 발표한 최종안이 법적으로 위배되는 내용은 없는지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