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환상의 도시? 치열한 생존의 현장
최보윤 기자 2022. 7. 16. 03:01
아무도 모르는 뉴욕
윌리엄 B. 헬름라이히 지음ㅣ 딜런 유 옮김ㅣ 글항아리 ㅣ680쪽ㅣ3만2000원
수년 전 뉴욕에서 가장 ‘핫’하다는 브루클린의 ‘덤보’ 지역을 찾았을 때다. 국내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서 촬영지로 택하면서 팬들에게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뉴욕 맨해튼에 살며 7년째 변호사로 일하는 후배에게 말하니, 그간 너무 바빠서 브루클린은커녕 브루클린 다리도 밟아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뉴욕, 뉴요커라는 이름만으로 환상을 심어주지만, 비싼 땅값이 말해주듯 거주민들에겐 낭만 같은 건 생각할 겨를도 없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2차대전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이민자의 아들이며 사회학자인 저자는 4년간 총 9733km를 걸으며 수백 명을 인터뷰했다. ‘멜팅팟’(인종의 용광로)은 기존 집단을 규정하는 정체성의 벽을 파괴하고 관대함을 심어준다. 여행 책 같으면서도 도시 역사와 인구 통계를 분석한 학술서이기도 하다. 신발 아홉 켤레가 닳아 망가지는 동안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뉴욕의 ‘진짜 목소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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