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산불과 '사투'..포르투갈·스페인 281명 숨져(종합)

신정원 2022. 7. 16.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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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BBC, 2개 국가서만 최소 281명 폭염 관련 사망
포르투갈·스페인·프랑스 등 산불로 수천명 대피
포르투갈 14일 최고 기온 47도…7월 역대 최고
영국, 내주 40도 예보…사상 첫 폭염 최고 경보
북아프리카 모로코 산불 확산…1명 추가 사망

[보르도=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의 랑디라스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로 수목이 타고 있다. 소방 당국은 폭염으로 인해 보르도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1만여 명이 대피하고 70㎢ 넘는 땅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영국과 프랑스에 다음 주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2022.07.15.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유럽 곳곳이 폭염과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지역은 최고 기온이 47도까지 치솟았고 프랑스와 스페인, 그리스 등에선 산불로 수천 명이 대피했다. 영국은 사상 처음으로 '4단계' 폭염 최고 경보를 발령했다.

15일(현지시간) AFP,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은 불볕 더위 속에 수십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포르투갈은 이날 중부 및 북부 5개 지역에 적색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포르투갈은 전날 최고 기온이 47도까지 올라 역대 7월 중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또 최소 4건의 대형 산불이 발생, 소방관 2000여 명이 투입돼 화마와 싸웠다. AFP는 거의 전국이 산불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포르투갈은 전날 오후까지 화재로 1명이 사망하고 60여 명이 부상했다. 당국은 약 900명이 대피했고 주택 수십 채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포르투갈은 올해 산불로 약 3만ha(헥타르)가 불에 탔다. 100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7년 이후 최대 면적이다.

스페인에서도 야생 동물로 유명한 보호구역인 몬프라구에 국립공원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공원 동쪽 도로는 폐쇄됐다. 공원이 위치한 엑스트레마두라 지역은 이번 주 수천ha가 불에 탔다.

스페인 중부는 전날 최고 기온이 45.4도를 찍으면서 지난해 8월 사상 최고치인 47.4도를 위협했다. 다만 15일부터 기온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BBC는 포르투갈과 스페인 2개 국가에서 최소 281명이 최근 폭염과 숨졌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보건당국은 지난 7일 이후 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23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평소보다 많은 수치로, 노약자와 기저질환자들 피해가 컸다고 했다. 스페인 공중보건 연구기관은 지난 10일과 11일 최소 43명이 폭염으로 사망했다고 14일 밝혔다.

프랑스 남서부에선 7000ha가 넘는 화염으로 1만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대피했다.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에서도 이번 주 산불을 신고했으며, 강풍으로 그리스 5개 지역에서 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고 BBC는 전했다.

[안시아우=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중부 안시아우 인근 벰포스타 마을에서 소방 헬기 한 대가 짙은 연기 사이를 낮게 비행하며 화재 진압용 물을 옮기고 있다. 2022.07.14.

이와 함께 영국은 내주 초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폭염 최고 경보인 '4단계 적색 경보'를 발령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영국 기상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주 초 이례적인 더위가 영국 대부분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지역에선 최고 기온이 30도, 잠재적으로 40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17일부터 35도를 넘어, 역대 최고치였던 38.7도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18일과 19일 일부 지역은 기온이 40도에 도달해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관측했다.

기상청은 "(영국에서) 기온이 40도에 도달하는 것은 역사적인 일로 잠재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적색 경보는 영국 중부와 북부, 동부, 남동부 일부 지역에 내려졌다. 수도 런던도 포함됐다.

영국 정부가 폭염 4단계 적색 경보를 발령한 것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 20년 전 대응 계획을 발표한 이후 폭염과 관련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적이 없다. 이것은 폭염이 '아주 심각'하거나 '길어질' 때 발령하도록 돼 있다. 건강한 사람도 심각한 질병이나 심지어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보르도=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의 랑디라스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로 수목이 타고 있다. 소방 당국은 폭염으로 인해 보르도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1만여 명이 대피하고 70㎢ 넘는 땅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영국과 프랑스에 다음 주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2022.07.15.

한편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선 이날 산불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1000여 가구가 대피했다.

모로코는 지난 13일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산불은 라라체(Larache) 등 4개 주를 덮쳐 삼림 1600ha(헥타르)를 태웠다. 당국은 "라라체 지역에선 화상을 입은 시신 여럿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모로코는 최근 기온이 45도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같은 기상 이변은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음을 울린다.

BBC는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로 폭염은 더 잦아지고 더 강렬해지며 더욱 오래 지속되고 있다"며 "산업혁명 이후 세계는 1.1도 더 따뜻해졌고 전 세계 정부가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지 않는 한 기온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도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은 더욱 빈번해지고 격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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