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길 잃은 여섯살 아들, 33년만에 엄마 품에 안겼다
6세 때 길을 잃고 가족과 헤어진 어린이가 33년만에 장년(壯年)의 나이가 돼 어머니와 재회했다. 서른네살 어머니는 예순일곱이 됐고, 아들은 불혹의 나이가 됐다.
15일 전남 영광경찰서 등에 따르면, 1989년 영광군 자택 인근에서 황모(당시 6세)씨는 실종됐다. 어머니 박모(당시 34세)씨와 가족들은 미아 신고를 했다. 주변 보호시설을 샅샅이 뒤졌다. 황씨를 찾지는 못했다.
지체장애가 있던 황씨는 그 사이 고아원에 보내졌다고 한다. 그곳에서 황씨는 나이도, 이름도 바뀐 채 성장했다. 성년이 된 이후에는 전북 고창의 사회복지법인 아름다운마을에서 지내왔다. 고창군에 고용돼 하루에 4시간씩 장애인 근로자로 공원에서 쓰레기 줍기 같은 일도 해왔다고 한다.
어머니 박씨가 아들을 다시 찾아 나서게 된 건 지난 4월이다. 여섯살 때 잃어버린 아들의 생사라도 알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한다. 경찰서를 찾아 유전자 등록을 했다.
영광경찰서는 실종 아동들 유전자를 보관 중인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실종 아동을 찾기 위한 유전자 코드화 및 DB 관리 사업을 한다. 황씨 유전자 정보도 그곳에 보관 중이었다.
그렇게 3개월 뒤 33년만에 모자는 상봉했다. 아들과 만난 어머니는 “아들을 찾게 돼 너무 기쁘고 꿈만 같다. 아들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죄책감이 많았지만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 다행”이라며 경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기현 영광경찰서장은 “오랜 기간 생사도 모르던 모자가 상봉하게 돼 기쁘다”라며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협업해 실종자가 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월에도 44년 전 헤어진 70대 어머니와 50대 아들이 영광경찰서를 주선으로 재회하게 된 일이 있었다. 1978년 10월 초 서울 고모댁에 놀러갔다 잃어버린 아들을 경찰의 도움을 받아 2022년 1월에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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