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저렴한 러 석유 수입 늘리는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장삿속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2. 7. 1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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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하자 원유 수출 늘리려 수입한 석유를 내수용으로 사용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가 헐값에 내다 파는 석유를 대량으로 수입해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자 내수용 원유까지 모두 수출해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다. 서방 금수 조치로 판로가 막힌 러시아산 석유는 국제 유가보다 30~4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 폭등으로 이미 막대한 이득을 본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산 석유와 자국 석유 간 가격 차를 이용한 ‘차익 거래’로 더 큰 이익을 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세이바 유전 단지의 오일 탱크./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2분기(4~6월) 총 64만7000t의 러시아산 연료유(휘발유·디젤·항공유 등)를 직수입했다”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32만t)의 2배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에미리트(UAE)를 통해서도 상당한 양의 러시아산 연료유를 간접 수입하고 있다”며 “실제 사우디아라비아에 들어가는 러시아산 석유 제품의 양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정보 제공 업체 리피니티브 아이콘에 따르면 올 들어 UAE의 토후국 중 하나인 푸자이라로 들어간 러시아산 연료유는 117만t으로, 작년 같은 기간 90만t보다 30% 늘었다. 또 이달 중 90만t이 추가로 들어갈 예정이어서 1~7월 유입량만 210만t으로 작년 연간 유입량(164만t)을 28%나 넘어섰는데, 이 중 상당량이 사우디아라비아로 갔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수년 전부터 러시아산 석유 제품을 수입해 사용했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가 덤핑 가격으로 자국 원유와 석유 제품을 국제 시장에 내놓자 이를 더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양국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오펙 플러스)에서 서로 밀접하게 협력해 온 사이이기도 하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저렴한 러시아산 연료유를 수입해 (전력 생산 등에 필요한) 자국 원유 수요를 줄이고, 이렇게 아낀 원유를 국제 시장에 높은 가격으로 판매해 이득을 취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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