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무한 우정' 강조한 중국, 무기 원재료 수혈

오현우 2022. 7. 1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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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제작에 쓰이는 재료와 부품을 수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부품 및 소재 규모가 급증해서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관세청의 자료를 분석해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소재와 부품 규모가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중국 당국 관계자들은 러시아에 군사용 부품 및 소재를 수출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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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시아에 산화알루미늄 수출량 400배 급증
항공우주산업과 방위산업 핵심 소재
사진=TASS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제작에 쓰이는 재료와 부품을 수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부품 및 소재 규모가 급증해서다. 중국이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를 무력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관세청의 자료를 분석해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소재와 부품 규모가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월~5월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마이크로칩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 증가한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인쇄회로기판의 수출 증가율은 두 자리를 넘겼다.

무기 제작에도 기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러시아에 판매한 산화알루미늄(알루미나) 규모가 400배 이상 확대돼서다. 산화알루미늄은 금속 알루미늄의 주재료다. 금속알루미늄은 방산업과 항공 우주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산화알루미늄 수출량은 지난 5월 15만 3000t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27t을 수출했다. 호주가 3월 러시아에 산화알루미늄 수출을 금지하자 중국이 대체국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산화알루미늄 수입량 중 20%를 호주에 의존해왔다.

군수품을 직접 수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러시아와 중국 국영기업이 수년 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어와서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비영리단체 C4ADS이 러시아 방산업체와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폴리그룹(CPG) 사이의 거래를 분석했다. 폴리그룹에는 소형 무기를 비롯해 미사일 기술개발 업체, 대공포 레이저 업체 등이 계열사로 속해 있다.

C4ADS가 2014년부터 2022년 1월까지 러시아와 폴리그룹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 군수품으로 분류되는 제품 281개가 러시아에 지속해서 판매됐다. 지난 1월 말에는 폴리그룹이 러시아 방산업체에 군사용 안테나를 수출했다. 이 안테나는 러시아의 S-400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의 핵심 부품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S-400 지대공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포격에 쓰였다.

C4ADS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러시아로 향하는 화물선에 폴리 그룹 제품이 선적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심은 거두지 않았다. 나오미 가르시아 C4ADS 연구원은 “폴리그룹은 러시아 정부가 미사일 시스템 부품 조달할 때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니콜라스 번스 주중미국대사는 “미국 정부는 2월 24일(우크라이나전쟁 발발일)부터 중국 정부에 어떤 형태로든 러시아를 절대 지원해선 안 된다고 명확하게 경고했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러시아를 지원한 당사자는 모든 법적 장치를 동원해 규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29일 러시아 군사력 증대에 일조했다는 혐의로 중국 기업 5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중국 당국 관계자들은 러시아에 군사용 부품 및 소재를 수출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WSJ는 “지난 2월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내방해 양국의 ‘무한한 우정’을 강조했다”며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지가 확고하다는 걸 알 수 있는 사례다”라고 보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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