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파트서 초등생 공격한 개..살처분 '잠정 중단'

검찰 "'위험발생 염려' 인정 어려워".. 자료 보완 요구

지난 11일 울산 울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발생한 개물림 사고. (보배드림 캡처) © 뉴스1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초등학생을 물어 다치게 한 개의 폐기(살)처분 절차가 잠정 중단됐다. 다만 견주가 이 개를 처분하겠단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관련 절차를 곧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낮 1시20분쯤 울산시 울주군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목줄이 풀린 채 돌아다니던 개가 A군(8)에게 달려들어 목과 팔 부위 등을 물었다.

당시 이를 목격한 택배기사가 A군을 구조했고, A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은 뒤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를 문 개는 현장에서 포획돼 유기견 보호센터로 임시 인계됐다.

이와 관련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8세 남자아이가 개에 습격당해 입원해있습니다'는 글과 함께 이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경찰은 인근에 거주하는 70대 후반 견주를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하고, 아이를 문 개에 대한 폐기(살)처분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행법은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해 압류 등 강제집행 대상으로 본다.

경찰은 이날 '압수물(개) 때문에 위험이 발생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검찰에 압수물 폐기(살)처분 지휘를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위험발생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부결했다.

검찰은 해당 사건 압수물이 비록 사람을 물어 중한 상해를 야기한 사고견이라고 해도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재산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물건으로서 보관 자체가 대단히 위험한 물건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간접자료가 필요하다'며 이를 확보해 압수물 폐기 여부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찰은 보완사항 등을 갖춰 압수물 폐기에 대한 재지휘를 요청할 계획이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견주가 개에 대한 권한을 포기했고, 처분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사람을 물 위험이 큰 만큼 재지휘 요청을 통해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minjum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