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편지'로 다시 만난 명성황후와 정조
[앵커]
경기도 여주시는 명성황후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입니다.
이곳에 복원된 생가와 기념관이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던 친필 한글 편지들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박은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붓으로 힘있게 써 내려간 궁서체의 한글.
구한말 열강의 기세 속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명성황후의 편지입니다.
"글씨 보고 야간 잘 잔일 든든하며", 편지를 보고 밤에 잘 자서 든든하고란 뜻으로, 명성황후는 항상 이 구절로 편지를 시작했습니다.
친정 조카 민영소의 편지에 답장하는 내용들인데, 어머니이자 딸, 여성으로서의 솔직한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한혜원/학예사 : "항상 편지에 임금의 문안과 그리고 동궁, 아들의 정황 즉 안부도 같이 전하고 있는데요. 이런 걸 보면 명성황후이기 전에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명성황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형제자매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만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남달랐습니다.
[한혜원/학예사 : "밤에 어머니가 궁에 오셨는데 잠이 깊이 들어서 뵙지 못해서 아쉽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야말로 속마음을 얘기할 수 있는 유일한 가족이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두통과 소화불량 등 질병을 호소하는 대목에선 혼돈의 시대를 살아야 했던 삶의 무게도 느껴집니다.
[윤정희/관람객 : "되게 높은(신분), 국모기 때문에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편지를 보면서 일반적인 사람과 똑같이 생활했다라는..."]
전시되고 있는 명성황후의 서간은 모두 16점, 이번 전시에선 정조대왕이 8살에 숙모에게 보낸 안부 편지 1점도 함께 전시됐습니다.
"상풍의 기후 평안하신 문안 아옵고져", 서릿바람에 평안하신지 안부를 묻는 내용입니다.
어린아이의 한글 편지는 잘 전해지는 것이 아니어서 더욱 귀한 자료입니다.
이번 특별기획전시는 명성황후 생가가 있는 곳, 여주 명성황후기념관에서 오는 12월까지 계속됩니다.
KBS 뉴스 박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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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wine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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