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너머 그들의 고통. 콜센터 상담직원들의 애환[로앤톡]

윤예림 변호사|법무법인 길도 2022. 7.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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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림 변호사|법무법인 길도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몇 개월간 주말마다 홈쇼핑 상담센터에서 전화 주문을 받은 적이 있다. 쉴 새 없이 밀려오는 주문 전화에 정신없는 와중에 꼭 이상한 전화가 하나씩 있었다. 잘 들리지 않는 상대방의 답변에, 다시 한 번 말해달라고 하면 욕설을 한다거나, 회사를 찾아가 어떻게 하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심심찮았고, 성희롱성 발언도 있었다. 나야 아르바이트로 주말에만 일했지만 상근으로 일하는 직원들은 한껏 예민해지고 잠도 잘 못자는 일도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악성민원인을 모욕으로 고소하면 될 일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모욕죄는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모욕행위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이 필요하므로, 전화로 한 모욕성 발언에 대하여서는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아 모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러한 일은 보통 업무방해죄로 처벌된다, 형법 제314조 제1항은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화를 끊지 않고 지속적으로 욕설을 하는 것에 대하여서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로 판단하여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 콜센터에 5일간 217차례 전화하여 폭언을 한 사람은 구속하여 수사하고 유죄판결을 받은 것이다.

만약 욕설을 넘어 협박성 발언까지 하면 어떻게 될까? 전화로 “찾아가 불을 지르겠다”는 식으로 말하면 협박죄가 성립될 수 있다.

콜센터는 전담직원이 있기보다는 여러 직원들이 전화가 오는 순서대로 전화를 받다보니, 이전 상담원과의 대화 내용을 알기 어렵고, 따라서 상담 내용에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민원인 입장에서는 방금 전 다른 상담원과 한 이야기를 다시 설명해야 하니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짜증이 난다하여 욕설을 하거나 협박성 발언을 하는 것은 전화 상담직원들의 인격을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하며, 안전까지 위협하는 행동이 되는 것이다.

만약 상담직원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한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통신매체 이용 음란으로 처벌받는다. 단순히 성적인 욕설에 대하여서는 적용하기 어렵고, 성적인 내용이 담겨있는 말, 성적 비하, 조롱 발언에 대하여서는 유죄가 선고된 사례가 다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는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등을 위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사업주는 고객의 폭언 등을 예방할 의무를 갖는 것이다. 오죽 악성민원인이 많으면 이렇게 상담직원의 폭언에 대한 규정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을까?

내 딸과 아들, 내 누이가 상담 직원이라는 생각하면 욕설이나 험한 말이 나오기 쉽지 않을 텐데, 이러한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나보다. 그렇다면 이제는 상담직원에게 욕설을 하였을 시 어떻게 처벌받을 수 있는지를 공부할 차례다. 업무방해, 협박, 통신매체 이용 음란이 그리 가벼이 처벌되는 죄가 아니라는 걸 공부하면 짜증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윤예림 변호사|법무법인 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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