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올릴 땐 좋았지"..외식비 줄인상에 소비자들 '탄식'

이상현 2022. 7. 1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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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았다. 치킨 피자 등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0%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점심시간 서울의 한 식당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이 잇따르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부터 '2차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기업들의 재정 부담이 연일 가중되고 있는 데다 내년부터는 인건비도 인상될 예정이어서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와 KFC, 써브웨이 등 주요 프랜차이즈는 최근 소비자가격을 줄인상했다. 식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

커피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커피빈코리아의 경우 지난 2월 커피 등 제품 49종의 가격을 100원씩 인상한 한 데 이어 3개월 만인 올해 5월 또다시 100~300원가량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정부가 커피 생두를 수입할 때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를 지난달 28일부터 부랴부랴 면제해주고 있지만, 가격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후문이다. 커피빈은 생두가 아닌 볶은 원두를 수입하기 때문에 면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외식비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보다 5% 인상된 최저임금이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인데 이미 기업들의 누적된 경제적 손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인건비가 더 오르기 전에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소비자물가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인건비를 올려주려면 기본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여건이 우선 되어야 한다"며 "식자재값이나 물류비가 오른 상황에서 지출할 비용이 더 늘어날 예정이라면 기업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미리 소비자물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았다. 치킨 피자 등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0%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점심시간 서울의 한 식당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인상이) 예고된 수순인데 미리 준비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내년이 오기 전에 수익성을 개선해야 경영을 지속할 수 있다. 다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가격 인상 시점은 최대한 늦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020년 최저임금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07% 상승하고, 외식비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경연은 최저임금제가 도입된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최저임금과 물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는데, 그 결과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는 근로자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생산자물가와 외식비의 상승 폭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를 진행한 송헌대 서울시립대 교수는 "생산자물가지수와 비교할 때 외식비 품목에 대한 최저임금의 영향이 더 컸다"면서 "외식비 중 비빔밥·삼겹살·자장면이 최저임금에 영향을 많이 받고, 삼계탕과 냉면이 상대적으로 적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외식비 등 소비자물가가 우려와 달리 비교적 안정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초부터 고공행진 중이던 국제 곡물 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어 오는 10~12월이면 국내도 그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후 글로벌 외식·식품기업들이 새 식자재 공급처를 확보하느라 바빴다"며 "이제 대부분 안정적인 공급처를 마련한 만큼 (소비자가격 인상 없이) 조금 더 버틸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점쳤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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