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구한 목숨만 수천 명..의사도 아닌 이 사람 누구

신용식 기자 2022. 7. 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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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매일 다른 이의 생명을 구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는 일이 의사도 아니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닙니다.

이곳으로 매일 10건 넘는 자살 시도자 구조 신고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극단적 선택 전 10명 중 9명은 경고 신호, 일종의 징후가 나타나는데, 온라인에서 이런 징후를 찾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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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년 넘게 매일 다른 이의 생명을 구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는 일이 의사도 아니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닙니다.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이들을 찾아내기서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사람을, 신용식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서울경찰청 112상황실. 이곳으로 매일 10건 넘는 자살 시도자 구조 신고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승훈 경사/서울경찰청 112상황실 : (그분이) 자살 암시글을 게시하는 분들을 모니터링 해서 직접 신고하시는 거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통해서 사람 신병을 확보한다든가 구조….]

신고 내용이 구체적이라 경찰이 신속히 출동해 안타까운 일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벼랑 끝 사람들을 찾아내는 데 이렇게 온 힘을 쏟는 사람.

44살 유규진 씨입니다.

생업은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퇴근 뒤에는 1인 시민단체 'SNS 자살예방감시단' 단장입니다.

청소년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겠다고 나선 지 14년째입니다.

[유규진/SNS자살예방감시단 : 청소년들 같은 경우에는 이제 주위에 어른들이 이런 부분들을 이제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극단적 선택 전 10명 중 9명은 경고 신호, 일종의 징후가 나타나는데, 온라인에서 이런 징후를 찾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유규진/SNS자살예방감시단 : (인터넷에) 이제 각각의 그룹 방이 있어요. 그리고 자기가 사용하고 있는 해시태그 값들이 있거든요. 우울계, 자해계 여러 가지 이제 기타 등등이 있는데요.]

지금까지 1만 건 넘게 신고했고 구조율은 80%가 넘습니다.

위급 상황일 때는 현장을 직접 찾아 나섭니다.

초기에는 가족도 친구도 아닌데 왜 신고를 하느냐며 수상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았습니다.

[유규진/SNS자살예방감시단 : '왜 이 신고를 하냐', '이 부분들을 어떻게 알게 되었냐', 신고를 할 때마다 '소속이 어디냐' 하면서 여러 가지 좀 힘든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직장 동료가 공적서를 써서 내 지난해에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남궁낙배/전직 경찰 :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뭐 금전적으로 도움도 안 되는 일을 혼자 아주 죽기 살기로 신고를 하고 제보를 하고….]

한 청소년이 구조된 뒤 SNS에 '다시, 살아보겠다'는 글을 올렸을 때 유규진 씨는 커다란 감사 인사로 느꼈습니다.

[유규진/SNS자살예방감시단 : 잠자면서도, 밥 먹을 때도 어디를 갈 때에도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 보자라는 부분들이 계속 머릿속에 이제 상기가 되고 있는 거죠.]

(영상취재 : 최준식·김태훈, 영상편집 : 하성원, CG : 전유근·임찬혁)

신용식 기자dino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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