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직면한 마을버스..시민·기사들만 발 동동
10년 넘게 성남 시내 구석구석을 다니던 한 마을버스 회사가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시민들은 불편해하고, 기사들은 일자리를 잃게 생겼습니다.
이 버스 회사는 시가 함께 만든 사회적 기업이었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이해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산을 접고 천천히 운전석에 가 앉습니다.
10년 넘게 잡아온 운전대를 만져보지만, 시동은 걸지 못합니다.
시동을 걸 가스가 없어서입니다.
성남 시민버스 811번을 10년 넘게 몰아온 송재환 씨는 이번 달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수지 타산이 안 맞으면서 대표가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송재환/성남시민버스 기사 : 상황이 안 좋기는 몇 년 됐는데…맨 처음에는 버스운전을 하면서 '이제는 노후를 여기서 보내야겠다' 하는 생각으로 들어온 것이죠.]
성남시는 지난 2011년 성남시민버스라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회사 이익의 3분의 2를 사회에 환원하고 퇴직한 노인들을 기사로 채용하는 사업입니다.
시민들이 주주로 운전과 경영을 모두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남시는 사업을 홍보하고 시작만 했을 뿐 제대로 된 지원이나 책임은 없었습니다.
40여 명의 기사들은 5개월 치 월급과 퇴직금까지 6억 원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박선양/성남시민버스 기사 : 10년 동안 일했는데 고작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참 억울한 거죠.]
성남시도 회사 대표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성남시민버스 대표 : 저는 하려고 해서 (대표를) 한 게 아니었고요. 회사 규모는 작은 상태에서 돈도 자본금도 하나도 없고…]
[경기 성남시청 관계자 : 민간회사에서 이제 벌어진 일이어서 임금을 뭐 어떻게 저희가 개입해서 해결해드릴 수 있는 거는 권한도 없고 권리도 없잖아요.]
10년 넘게 이용하던 노선이 끊기면서 시민들의 불편은 커졌습니다.
[양미자/경기 성남시 신흥1동 : 811번을 타고 아침에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거든요. 근데 어느 날 갑자기 버스가 안 오는 거예요.]
[문규필/경기 성남시 신흥1동 : 언덕이나 높은 곳 같은 데를 넘어갈 때 원래는 (811번) 버스를 자주 이용하기는 했는데 그런 게 없어지니까 혼자 걸어가야 되는 게 힘들더라고요.]
의미 없는 책임 돌리기만 반복되는 사이 기사들은 그래도 회사에 출근합니다.
[유갑동/성남시민버스 기사 : 이 성남시민버스를 한 10년 동안 근무하니까 마지막 청춘을 바쳤다고 생각이 들어요. 진짜 사랑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화면출처 : KTV 국민방송)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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