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스크 비싸게 팔면서 무료로 준 '수상한 고춧가루'
정부가 소상공인들에게 방역물품 사라고 10만 원씩 지원한 제도를 악용해서 20억 원을 번 한국외식업중앙회 소식, 어제(13일) 전해드렸습니다. 식당 주인인 회원들에게 마스크를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판 건데, 이때 증정품이라며 끼워 넣었던 고춧가루를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저희가 또 새롭게 취재한 내용, 이가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정부가 소상공인이 방역물품을 산 돈 중 최대 10만 원까지 현금으로 돌려주는 제도를 시행한 지난 1월, 식당업주 40여만 명이 가입된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움직였습니다.
"특별혜택"이라며 회원을 상대로 KF94 마스크 250장을 10만 원에, 장당 400원에 팔았습니다.
시중보다 많게는 장당 220원 비싼 가격, 이렇게 20억8800만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그런데 판매 글에 무료 증정품이 눈에 띕니다.
중국산 1kg짜리 고춧가루.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A씨/음식점 업주 : (한국외식업중앙회) 거래처가 OOO라는 데가 있어요. 그런데 그 업체도 아니고 느닷없이 툭 튀어나온 거예요. '누구와 연결되어서 샀다. 이것도 원가에 들어갔었다' (뒷말이 나왔습니다.)]
고춧가루 제조사인 C사가 선정된 과정이 불투명하고, 결국 '바가지 마스크 가격'엔 이 고춧가루 가격까지 포함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사실에 얼마나 가까울까.
한국외식업중앙회 내부 문건입니다.
이 사업을 두고 잡음이 일자 지난 4월 작성됐습니다.
"고춧가루 증정품 가격이 회원 판매 가격에 반영됐고, 불신을 초래했다"고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내부관계자 여러 명에 따르면, 중앙회는 C사 고춧가루 제품 한 개당 7600원에, 97000여 개를 사들여 총 7억3800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정부가 소상공인의 방역물품 비용을 지원한 돈이 결과적으로 특정 업체 한 곳의 고춧가루를 사는 데 쓰인 셈입니다.
[B씨/음식점 업주 : 마스크 가격에 고춧가루값이 포함됐다고 생각하면 더 우리 회원사가 분노를 하는 겁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임원을 찾아갔습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 : 옛날에 제가 유통사업을 했었으니까 알던 회사 중에 한 회사인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상도 아니고 이하도 아닙니다.]
뒷돈이나 몰아주기 같은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고춧가루 업체 C사는 "중앙회에서 연락이 와 정상적으로 계약을 진행했고, 홍보가 될 것으로 생각해 오히려 저렴하게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외식업중앙회를 감독하는 식약처는 이런 문제들을 알지 못했습니다.
지난 5월 식약처는 중앙회 회장을 식품안전의날 유공자로 포상했습니다.
코로나19 예방에 기여했다는 게 포상 이유였습니다.
JTBC 보도로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식약처는 "경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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