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9% 넘었는데 나스닥 0.1% 하락..이유는?[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미국의 지난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을 크게 웃돌았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이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지난 6월 CPI는 전년 대비 9.1% 오르며 예상했던 8.8%를 웃돌았다. 41년만에 처음 보는 9%대 인플레이션에도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0.5% 안팎의 약세를 보이며 낙폭이 크지 않았다.
특히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15% 약보합에 그쳤다. S&P500지수는 0.45% 하락했고 다우존스지수는 0.67% 떨어졌다.
9%가 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오는 26~27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1%포인트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BMO 자산관리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영유 마는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확실히 시장은 CPI 보고서가 좋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예상하고 받아들였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지난 6월 CPI 상승률이 10%가 넘었다는 가짜 노동부 보도자료가 전날 트위터에 퍼지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많이 낮춰 놓은 것으로 보인다.
증시 매도세가 거세지 않았던 또 다른 원인은 지난 6월 인플레이션이 고점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CPI 상승률의 절반 가량은 에너지 가격 때문인데 에너지 가격의 기초가 되는 국제 유가는 지난 6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의 에너지 가격은 전년비 41.6% 급등했다. 이 가운데 휘발유 가격은 전년비 59.9%가 올랐다.
지난 6월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93달러로 지난 5월 4.44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AAA(미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지난 6월14일 갤런당 5.016달러로 고점을 친 뒤 이날 4.631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6월 식료품 가격도 전년비 10.4% 올랐으나 옥수수와 코코아 등으로 구성된 S&P GSCI 농산물 지수는 이미 지난 5월17일 605.56으로 고점을 치고 전날 443.46까지 떨어졌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 3월 6.5%로 정점을 기록한 뒤 지난 6월에는 5.9%로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월마트와 타겟 등의 유통업체들은 가전제품과 가구 등의 재고가 쌓여 할인 판매를 진행 중이다.
모간스탠리 투자관리의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앤드류 슬리몬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CPI 구성 요인 중에 하락하고 있는 것이 많다"며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나는 올 하반기 주식시장이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증시가 여기에서 더 오르지는 못해도 올해 박스권 저점은 지킬 것이기 때문에 올 상반기보다는 훨씬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가 발표하는 CPI 상승률이 더 올라가지 않을 것이란 사실만으로도 주식을 추가 매도할 이유는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리스크와 이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하향 우려가 증시에 또 다른 악재이긴 하지만 이 역시 지난 6월 중반까지의 증시 하락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증시가 지금 수준에서 힘 있게 반등할 만한 모멘텀 역시 부족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미국의 CPI 상승률이 오는 9월까지는 8% 밑으로 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CPI를 보면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하고도 물가 상승 압력은 전방위적으로 강했다.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전월비 0.7%, 전년비 5.5% 올랐고 주거비(임대료+집주인이 자기 집에 대해 지불할 것으로 예상되는 임대료)도 전월비 0.6%, 전년비 5.6% 상승했다. 주거비의 전월비 상승률은 1986년, 전년비 상승률은 1991년 이후 최대폭이다.
이외에 신차, 중고차, 교통 서비스, 의료 서비스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WSJ는 지난 6월 인플레이션이 정점이었다 해도 연준은 2가지를 우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첫째는 CPI 상승률 하락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이 다가오면 유가가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둘째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감원을 발표하고 있긴 하지만 노동력 공급이 여전히 빠듯하다는 점이다. 고용시장 강세는 임금 인상 압력을 높여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고용시장 강세가 계속되면 연준은 경제가 그간의 금리 인상에도 상당히 강하다고 판단하고 긴축을 계속할 여지가 생기게 된다.
다시 말해 경제 성장세가 급랭한다 해도 여유 노동력이 충분해지지 않는다면 인건비가 주도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경기는 침체 양상을 보이는데 물가는 떨어지지 않는 스태그플레이션의 한 특징이기도 하다.
결국 인플레이션 고점론이 증시의 추가 하락을 막는 방어선은 될 수 있지만 상승 촉매는 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물가가 하향 안정되고 있다는 좀더 확실한 근거가 나올 때까지 증시가 관망세를 유지하며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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