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가 무서워하는 건 종신형".."인간도 오판할 수 있다"

정종문 기자 2022. 7. 1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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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예방 효과..대가 치르는 것이 정의" 반론도
[앵커]

저희 취재진은 사형수 33명을 인터뷰 한 형법 연구자를 만나봤습니다. 사형수들이 두려워하는 건 '죽음'이 아니라 '평생 교도소에 갇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사형을 선고 받은 피고인을 대리해서 무죄를 끌어낸 변호사의 얘기까지 정종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김형태 변호사는 '한국판 OJ 심슨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치과의사 모녀 살인 사건'의 변호인이었습니다.

범인으로 지목된 가장은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7년 8개월에 걸친 5번의 재판 끝에 결국 무죄를 받아냈습니다.

이후 사형제 폐지 입장을 굳히게 됐습니다.

[김형태/변호사 : 그 사람(피고인)이 1996년에 사형 선고를 받았는데 빨리빨리 재판이 진행돼서 확정이 됐다면, 1997년에 김영삼 정부 마지막 날 12월에 23명 (사형) 집행했거든요. 그때 죽었을 거예요.]

판사도 실수할 수 있고, 재판 과정엔 늘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고 했습니다.

[김형태/변호사 : 수도 없이 많은 재판을 해봤지만 오판 가능성이 있고, 그다음에 그걸 꼭 죽여서 해결할 수 있느냐라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있고, 그리고 그걸 국가가 죽일 권리가 있느냐…]

사형제는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인정한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형태/변호사 : 최소한의 제한을 할 수 있는데, 그 제한의 경우에도 본질적인 부분은 침해할 수 없다고 써 있어요. 생명 빼놓고 본질이 어딨어요.]

사형수 33명을 인터뷰 한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실장도 사형제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대근/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실장 : '죽을 때까지 교도소에 있어야 된다면 차라리 (사형)집행이 되는 게 낫겠다'라는 이야기를 많은 분(사형수)들이 하셨습니다.]

종신형이 사형제 폐지의 대안이 될 수 있단 겁니다.

하지만 사형제가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고, 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 것이 정의라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또 각종 조사에서 사형제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반대보다 높게 나타나 여전히 국민 과반 이상은 사형제에 찬성하는 걸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 중앙일보)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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