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증언] 이순열 할머니 "아버지를 찾아주세요"

유용두,강재윤 2022. 7. 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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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4·3의 역사를 기록하는 KBS 연속기획 일흔 번째 순서입니다.

오늘은 1948년 자신이 태어나던 날 아버지를 가슴 속에 묻고 70여 년을 험난한 삶을 살아온 이순열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유용두, 강재윤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이순열/4·3 희생자 유족 : "내가 4·3 때, 아침에 내가 태어나고 저녁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거예요. 아버지가 결혼해서 얼마 안 돼 돌아가신 것 같아. 21살에 돌아가셨다고 하니까. 결혼해서 (어머니) 임신하고 나를 낳은 날 아버지가 4·3에 돌아가신 거야. 사람들이 데려다가 막 죽인다고 하니까 (아버지는) 산에 올라갔다고 하더라고 우리 아버지는 산에, 조그마한 굴에 숨었다가 그때 당시 다섯 사람이 있었는데 다섯 사람 숨었다가 한 사람 남고 넷이 죽었데 어르신들이 너희 아버지는 진짜 순하고 너처럼 잘 생겼다고 하면서,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만 들었어."]

[이순열/4·3 희생자 유족 : "거기(산에) 올라가서 돌아가신 분도 있고, 이제 북촌 학교 운동장에 많이 가서 돌아가신 분도 있고. 이리저리 가서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 나도 어른들 말하는 것을 들었지. 우리 외할아버지하고 외삼촌하고, 할아버지의 어머니 세 분도 돌아가셨어. 외삼촌은 대전형무소 가서 돌아가셨고 외할아버지하고 할머니는 집에서 돌아가셨다고."]

[이순열/4·3 희생자 유족 : "어머니가 좀 데리고 살다가 한 6살, 7살 때는 어머니가 재혼해서 가버리니까 난 외할머니하고 살다. 9살부터는 내가 이집 저집 다녔어. 친척 집에도 가서 살고 먼 고모 되시는 분 집에 가서도 살고. 경기도로 서울로 부산으로 열 살 때 (육지로) 나갔지. 나가 살다가 여기 들어온 지가 19살 때 들어와서 우리 아이 아빠 만나서 나도 빨리 결혼했지. 부잣집이라고 (시집) 오기는 왔는데, 일 부자야 일 부자, 완전히. 그래도 6남매 낳아서 자식들이 어려도 (나를) 도와준 거야."]

[이순열/4·3 희생자 유족 : "(작은아버지) 호적에는 1962년도에 올라갔어. 어디 올릴 곳이 없으니까 작은아버지 밑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냐. 그러니까 작은아버지 제일 큰딸로 올라갔어."]

[이순열/4·3 희생자 유족 : "결혼한 후에 (아버지가) 4·3으로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아서 내가 다 (희생자로) 올렸지 4·3 (지역) 회장 하는 분이 너희 할머니가, 외삼촌이고 아버지고 다 4·3 때 돌아가셨으니까 나보고 올리라고 해서 묘지를 세 번 파다가 이장을 한 거지. 우리 아버지 묘가 (함덕리) 서우봉에 있었는데 공공묘지로 옮겼다 그 공동묘지에서 다 같이 모여서 쭉 놓고 비석을 세운 거야. 내가 태어난 날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까 우리 아버지는 내 생명과 바꾼 것 아냐? 어떻게든 우리 아버지 호적에 딸로 올려드려야 하는데. (아버지)시신을 꺼내 뼈를 검사하려고 꺼냈는데 그것이 우리 할머니 것인지 우리 아버지 것인지 (유전자) 검사하니까 (일치한다는 결과가) 안 나왔어. (최근에 대법원 규칙 바뀌어서 호적정정)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소문 들으니까 그때는 솔직히 기쁘기도 하고 눈물도 나고."]

[이순열/4·3 희생자 유족 : ""아버지 얼굴 못 본 것이 제일 서러워. 사진 한 장도 없고 어떤 때는 원망도 하고 왜 나를 태어나게 해서 이렇게 고생도 시키고, 육지로 어디로 돌아다닐 때 차라리 아버지 혼이 있다면 나를 데려가라고 했어. 난 돈이고 뭐고 다 필요 없고 우리 아버지 호적에만 올려준다면."]

유용두 기자 (yyd9212@kbs.co.kr)

강재윤 기자 (jaey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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