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전주세계소리축제..세대·국경·장르 '허물다'
[KBS 전주] [앵커]
오는 9월 열리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프로그램이 확정됐습니다.
햇수로 성년을 넘어선 축제는 더 큰 폭의 성장을 의미하는 '더늠'을 화두로 던졌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개성 넘치는 다섯 청년의 몸짓과 틈 없이 오가는 소리마다 에너지가 샘솟고, 공명을 지키려 자룡이 활을 든 긴장의 순간마저 익살이 스며듭니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 가장 어렵다는 적벽가 한 대목이 대중 곁에 내려선 순간, 전통은 현대와 만나 세대의 벽을 허뭅니다.
[이정원/소리극단 도채비 : "전통이란 건 그때 당시 할 수 있던 예술로 승화시킨 거고,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었을 땐 우리만의 스타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이내 고요로 뒤덮인 무대.
침묵을 깬 건반 선율이 깃털 같은 휘파람을 덧대 청각을 벼리고, '한'을 매개로 소리를 품은 재즈 보컬의 음색엔 속절없는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꽃이 피고 지는 계절 사이를 노래한 '사잇곡'이 은유한 건, 국경과 장르를 무색케 하는 예술의 가치입니다.
[이한빈·이한율/그레이바이실버 : "음악이란 하나의 요소를 갖고 저희가 그려내고 싶은 그림을 그려내다 보면 각자의 언어가 있잖아요. 그게 장르적 경계가 아니라 서로 시작의 다름 정도일 뿐이지."]
판소리에 바탕을 둔 청년 뮤지션의 창작 무대를 발굴한 '소리 프론티어'는 실험과 융합 정신이 엿보이는 프로젝트입니다.
두터운 고전의 토대 위에 동시대성이 녹아든 자유로운 형식미를 더해 '도전'과 '창작'을 향한 갈망을 표현했습니다.
[김봉영/소리꾼 : "판소리는 원래 판에서 관객들과 소통하며 이야기 들려주는 형식 자체가 본질이거든요. 판소리가 가진 자유, 제가 말하고 싶은 자유의 만남의 형태로 새롭게…."]
21번째 소리축제가 올해 던진 화두는 공력 높은 명창의 독창적 해석을 의미하는 용어 '더늠'입니다.
인고의 시간을 딛고 지난해 성년을 맞은 축제는, 작품의 질과 무대 몰입도에 집중해 예술적 성취를 높이고, 디지털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는 등 '축제 2막'을 열어 갑니다.
[박재천/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 : "이 문화들을 앞으로 어떻게 새롭게 기록하고 진전시켜 나갈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올곧은 전통과 새로운 현대를 추구하는 참신한 세력들과…."]
오는 9월 16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이번 축제는, 부안 채석강과 치명자산 등 다채로운 장소에서 펼쳐지며 3년 만에 축제 본연의 모습으로 대중을 찾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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