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대표 출마 공식화..박지현 '이재명 때리기'
이번엔 민주당 소식입니다. 이재명 의원이 마음의 정리가 됐다면서 당 대표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했습니다. 아마도 이번주 일요일 17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연다고 하죠. 비명계 주자들은 이 의원의 출마를 '방탄용'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 '이재명 키즈'로 불리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연일 이 의원을 때리고 있는데요. 이르면 내일(15일) 출마 기자회견도 한다고 합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최근 대다수 언론이 민주당 당 대표 경쟁 구도를 '이재명 VS 97그룹'이란 틀로 설명하고 있지요. 저는 기존의 설명 틀 말고 제 나름대로 구도를 그려볼까 합니다. 현재 민주당 내에는 2개의 마을이 있습니다. 하나는 재명이네 마을이고요. 다른 하나는 비명이네 마을인데요.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은 당연히 이재명 의원이겠죠. 비명이네 마을은 이장 없이 주민들 모두 수평적인 관계로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 두 마을의 통합 군수를 뽑는 선거를 준비 중이지요. 일단 재명이네 마을에선 당연히 이장인 이 의원이 몸을 풀고 있습니다. 이달 17일 정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어제) : 17일, 18일 양일간 후보 등록인데요. 17일이나, 양일 중에 하나 하겠죠. 그런데 여러 가지 여건상 일요일 정도 하는 게 좋지 않겠나.]
재명이네 마을 부 이장인 정성호 의원이 열심히 군불을 때고 있죠. 비명이네 마을 주민들은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 패배한 이 의원이 군수가 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표하고 있지만요. 정 의원은 이 의원이 보궐선거에 직접 나서 지방선거를 지원한 덕분에 그나마 '졌잘싸'였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어제) : 지방선거를 저희가 참패했다고들 얘기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뭐 이재명 의원이 직접 후보로 뛰었기 때문에 더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들. 그나마 많이 실망하고 있던 민주당 지지층의 일부가 그래도 지방선거에 참여해갖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지 않았나.]
이 의원, 출마 선언에서 정치 개혁 못지 않게 당내 통합에 방점을 찍을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정 의원은 이러니저러니 말은 많지만 결국 두 마을을 일치단결시켜 이끌어갈 인물은 이 의원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 어제) : 좀 쉬는 게 어떻겠냐, 좀 더 성찰하고 반성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그런 말씀도 있었지만 지금 당 안팎의 상황이 이재명을 제외하고서는 어떤 분도 당을 통합하고 지금 뭐 독선·독주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그런 어떤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명이네 마을에는 이 의원에 앞서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이도 있는데요. 재명이네 마을 '원주민'인 박주민 의원입니다. 이장님과 술잔을 기울이며 이미 사전에 허가도 받았다고 하는군요.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11일) : 한 2주 전쯤에는 둘이서 새벽까지 술도 한 번 마셨었고요. 당의 비전이라든지 미래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제대로 된 내용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고민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또 응원도 해주시고 그러셨어요.]
이장과 주민인 두 사람, 아마 향후 경선에서 지난해 '명추연대'에 버금가는 케미를 선보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지난해 7월 5일) : (박용진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가지고 와서 우리 (이재명) 후보를 비난하는 것은 원팀으로 가는 데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은 거 같아요.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으로서 정치 중립 의무 위반 아니다라고 법원을 속이고 직무배제 판결로 그걸 뒤집어서 사실은 스스로 정치를 지금 하고 있는 거거든요. 윤석열 대선후보가 말을 뒤집었던 것에 대해서는 간과하시고 우리 박용진 후보께서 윤석열을 가지고 와서 우리 이재명 후보가 기본소득에 대해서 말을 뒤집는다. 이렇게 하는 것은 조금 과하다.]
[이재명/당시 경기지사 (지난해 7월 5일) : 네 추미애 후보님, 지원해 주셔서 각별히 감사드립니다.]
이런 재명이네 마을을 바라보는 비명이네 마을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이 의원이 얽혀 있는 각종 수사 때문에 당이 큰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건데요. 특히 박용진 의원의 목소리가 큽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유튜브 '박용진TV') : '졌잘싸'라는 미명 아래 연전연패한 장수가 또다시 민주당의 패배의 기운을 싹 틔우고 있습니다. 방탄용 출마, 사법 리스크 이런 말들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박 의원이 오늘 광주 기자회견에서 한 말입니다. 이 의원의 출마는 결국 자신이 살기 위해 당을 방패막이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깔려 있는데요. 사정 당국의 칼날이 야권을 향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죠. 이 의원이 당의 전면에 나서면 전략적 대응이 쉽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유튜브 '박용진TV') : 이제 위기의 민주당이 아니라 이기는 민주당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연전연패의 긴 터널을 지나 승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어대명이라는 막다른 골목과 안방 대세론의 절망적 체념에서 벗어나 민주당의 희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강병원 의원도 박 의원과 마찬가지 입장인데요.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사법리스크에 발목 잡혀 민생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지금 검찰 왕국이 가속화되고 있고 또 한편에서는 복합 경제 위기가 심화돼서 얼마나 국민들이 힘든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까? 이런 시간에 우리 당이 이런 민생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지 못하고 이런 수사, 그리고 이런 것들에 관해서 대응하는 데 시간을 다 쓴다라면 우리 국민들께는 굉장히 큰 죄를 짓는 것이 아닌가.]
비명이네 마을에서 현재 군수 후보로 나선 분 중에 가장 큰 형님이죠. 김민석 의원도 이 의원을 탐탁지 않게 보는 분위기인데요.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재명 의원을 포함해서 지도부에 속했던 사람들은 그에 적합한 평가를 내야 합니다. 평가 자체를 하는 것은 공적인 기본 윤리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이 안 된 건 굉장히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의원이 지난 선거 패배에 대한 처절한 자기 평가가 없었다는 점을 꼬집었는데요. 이 의원이 출마 선언에서 내세운다는 통합 메시지에도 회의적입니다. 이 의원이 통합의 적임자가 아니라는 겁니다.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그런데 사실은 평가와 성찰을 근본적이고 충분하게 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냥 룰 논의로 넘어갔죠. 그러면 정말 어려울 때 이 당을 하나로 끌어갈 수 있는 그러한 단단한 화합의 힘, 이런 것은 나오기가 어렵겠죠.]
반면 비명이네 마을에는 생각이 조금 다른 이도 있습니다. 강훈식 의원입니다. 이 의원을 감싸는 건 아니지만 특정인에 대한 견제보다는 미래 비전을 놓고 싸워야 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지금은 민주당의 미래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시간이지 않습니까. 특정인에 대한 견제보다도, 말씀드린 것처럼 아까 세 가지 조건, 미래와 혁신을 누가 잘할 수 있는가,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극단적인 계파 싸움을 멈추고 통합을 시킬 수 있는 힘이 누구인가…]
강 의원, 지난 대선 때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이 의원 엄호에 앞장섰었죠. 비록 지금은 비명이네 마을에 몸 담고 있지만 이 의원에 대한 일말의 정은 남아 있었나 봅니다.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월 22일) : (윤석열 후보는) 대장동 실체가 자꾸 드러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장동 뒤집어씌우기만 하면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 반면에 이재명 후보를 오히려 이런 좀 전반적으로 해박한 상황에 대해서 '경제를 믿고 맡길 수 있겠구나' 이렇게 판단이 됐던 그런 토론이었다.]
재명이네 마을의 원주민이자 이 의원의 가장 든든한 후원군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비명이네 마을로 이탈한 이도 있습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인데요. '이재명 키즈'로 당에 영입됐지만 지금은 이재명 전담 저격수라고 불릴 만큼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박지현/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유튜브 'YTN' / 지난 12일) : 가장 큰 책임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이재명 의원을 인천 계양에 공천을 한 것이 가장 큰 책임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당시 대선후보였던 분을 이제 차마 말릴 수 없었던 것, 그것이 아직까지도 조금 많이 아쉬움이 남고 후회가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박 전 위원장, '저를 장식품으로 앉혀놓은 것인지 이재명 의원이 응답하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었죠. 비대위원장 시절 자신이 장식품에 불과한 취급을 받았다는 설움 때문일까요? 이번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설욕을 하겠다는 각오인 듯한데요. 어제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류에도 당 대표 출마 선언을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또 다시 이재명 의원에게 화살을 돌렸는데요. "저를 빼고 '어대명' 선거를 하는 것이 당을 혁신하고 다음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정말로 믿고 계시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지 이제 말씀하셔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고 이 의원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는데요. 재명이네 마을 부 이장 정성호 의원은 한때는 주민이었던 박 전 위원장에게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 어제) : 이렇게 당과 등지는 모습으로 이렇게 가는 게 굉장히 안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좀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당과 좀 소통하면서 어떤 대안을 찾아가야지, 또 이렇게 어떻게 보면 약간 극단적인, 대립하는 모습들은 본인을 위해서도 좀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명이네 마을에서도 박 전 위원장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왔죠.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뉘앙스입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원칙의 문제인데 예외를 인정할 사유를 찾기 어렵다 그래서 원칙을 지키겠다, 그게 뭐가 잘못된 거죠? 근데 그걸 왜 그 청년 혹은 여성을 박해한다, 핍박한다, 혹은 뭐 토사구팽이다, 이런 프레임을 걸어가는 것 자체가 저는 좀 온당치 않다고 보고.]
자, 오늘은 민주당 당 대표 경쟁 구도를 '재명이네 마을 VS 비명이네 마을'로 재편해 선거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어대명'이란 평가가 나오곤 있지만 누가 군수를 차지하게 될지는 끝까지 두고 볼 일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재명이네 마을 VS 비명이네 마을…이탈자 박지현, 연일 이재명 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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