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창의시정 부활..서울시, 민선 8기 첫 연찬회
기사내용 요약
16개 실·국·본부 연찬회서 발표
"업무과중" 직원들 불만도 제기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8기 첫 번째 연찬회를 개최했다. 연찬회에서는 시민건강국이 대상을 수상했고, 관광체육국과 푸른도시국이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오세훈 표 '창의시정' 정책 중 하나인 연찬회를 정례화하는 것에 대해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14일 오후 1시30분부터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스페이스 살림' 지하1층 다목적홀에서 '민선 8기 시정 연찬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찬회에는 서울시 실·국·본부장 등 약 70여 명이 참여했다.
서울시 연찬회는 각 부서별로 신규 사업 및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토론회다. 시는 토론회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사업에 대해서는 직접 예산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책경연대회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33~34대(2006~2011년) 임기 시절 진행된 바 있다. 오 시장은 과거 '창의시정' 정책의 하나로 연찬회를 시행했다. 당시 연찬회는 서울시 공무원들은 물론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에 투표하는 등 대규모 행사로 진행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중단됐던 연찬회는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에서 오 시장이 복귀한 후 재개됐다. 오 시장이 '서울시 정책의 주도권은 시장이 아닌 공무원에게 있어야 한다'고 강조함에 따라 약 10년 만에 다시 시작된 것이다.
올해 4선에 성공한 오 시장이 처음으로 개최하는 연찬회에서는 총 16개 실·국·본부가 발표 기회를 얻었다. 시는 '월드컵' 방식으로 연찬회에서 발표할 부서를 뽑았다. 총 30개 실·국·본부로부터 '약자와의 동행'과 '글로벌 도시경쟁력 강화' 중 한 가지를 골라 신규사업 아이디어를 제출받은 후 예선을 통해 16개 실·국·본부를 선발했다.
이번 연찬회에서 발표기회를 얻게 된 실·국·본부는 미래청년기획단, 시민건강국, 노동·공정·상생정책관, 복지정책실, 여성가족정책실, 기후환경본부, 물순환안전국, 평생교육국, 문화본부, 안전총괄실, 관광체육국, 한강사업본부, 경제정책실, 도시교통실, 도시계획국, 푸른도시국 등이다.
가장 먼저 발표를 시작한 부서는 미래청년기획단이다. 미래청년기획단은 '고립·은둔청년 스마트케어 2.0' 아이디어에 대해 발표했다. 청년들의 고립·은둔의 문제를 과학적·의학적 분석을 통해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번째로 발표하게 된 시민건강국은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인 '손목닥터 9988'과 반려동물 관련 '펫 케어' 사업에 대한 정책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이 외 ▲사각지대에 놓인 전통시장 지원 방안(노동·공정·상생정책관) ▲복지 사각지대 해소 방안 및 요양시설 확충 방안(복지정책실) ▲스토킹 피해 예방~구제 정책(여성가족정책실) ▲청년 1인가구 대상 에너지비용 지원 및 온실가스·탄소 제로시티 정책(기후환경본부) ▲에듀테크 기반 학습도시 서울(평생교육국) ▲노들섬 등 문화·예술정책의 글로벌경쟁력 강화(문화본부) ▲한강을 중심으로 서울을 연결하다(안전총괄실) ▲5월·10월 글로벌 축제도시 서울(관광체육국) ▲한강, 물길을 열어 세상과 통하다(한강사업본부) ▲S-뷰티의 글로벌 프렌차이즈 구축(경제정책실) 등의 정책 아이디어가 발표됐다.
이날 연찬회의 대상은 시민건강국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관광체육국과 푸른도시국이 선정됐다. 복지정책실은 복지정책실장이 연찬회 관련 발표자료를 손수 준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직원들이 뽑은 최우수 정책에 선정됐다.
오 시장은 시상에 앞서 "서울시민들이 생중계로 지켜봤다면 너무 즐거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감상평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주체적으로 일하기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이번 연찬회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감없이 제출하고, 그것을 구체화해 실제 정책으로 만들기 위한 토론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 관계자는 "결국 예산 일정에 앞서 우수 정책을 발굴하고, 그에 따른 예산을 매칭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향후 정례화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찬회와 관련한 서울시 직원들의 불만도 계속해서 제기됐다. 시장 앞에서 정책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만큼 업무가 과중하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연찬회에 사용할 응원 영상을 제작하라는 가이드라인이 배포되면서 시 직원들의 불만이 더욱 커졌다.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서울시 게시판에는 '연찬회 응원 영상 실화인가요? 오늘도 서울시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연찬회 해야 한다고 쥐어짜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 정도만 하시죠' 등의 글이 게시됐다.
서울시 내부 행정포털 게시판에도 '연찬회 형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행정포털에 게시된 '(시장님께 바랍니다) 형식적인 연찬회보다 백가쟁명을 원한다'는 글에는 "직원이 본인이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제대로 말하고, 시장님이 들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게 괜찮으면 그 직원에게는 인사든 인센티브든 뭐든 보상이 주어지고, 해당 실·국에서 사업을 구체화해서 그때부터 디테일을 챙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h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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