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아베 피격에 '안중근 의거'?.. 서경덕 "역사인식 부재"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페이스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피격범을 하얼빈 의거를 주도한 안중근 의사와 비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두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폭력 범죄와 독립운동을 동일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 한해 "역사 인식 부재"라며 비판했다.

14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SNS에서 WSJ의 '아베 신조 총격 사건이 일본의 전쟁 전 정치 폭력 역사를 상기시키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서 교수는 "WSJ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일본 정치인 암살의 사례 중 하나로 다뤘다"며 "다른 사건들은 일본 내부의 정치적 문제로 인한 폭력 사건인 반면,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은 독립운동의 일환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WSJ에 기사 수정을 요청하겠다"며 "전 세계 독자들이 이번 기사로 인해 역사적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8일 WSJ 기사에는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가장 오랜 기간 재임한 총리 중 한 명인 이토 히로부미는 1909년 중국 북동부에 위치한 기차역에서 살해됐다"며 "암살자는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에 반대했던 한국인 민족주의자였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또 기사에는 "1921년 11월 당시 총리인 하라 다카시가 정부 정책에 반대한 도쿄역 철도 개찰원에게 살해됐다"며 "1936년 2월 쿠데타를 시도한 음모자들이 가장 영향력 있었던 인물 중 하나인 다카하시 고레키요 (전 총리)를 암살했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서 교수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예시로 다룬 것은 WSJ의 명백한 역사 인식 부재라고 판단된다"며 "다른 사건들은 일본 내부의 정치적 문제로 인한 폭력 사건인 안중근 의사의 이토히로 부미 저격은 '독립운동'의 일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WSJ에 기사 수정요청을 해야 할 것 같다. 전 세계 독자들이 이번 기사로 인해 역사적인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서 교수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당시, 미국 NBC의 중계방송 한 해설자가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를 옹호하는 뉘앙스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공식 사과한 사례를 들고 미국 언론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캠페인을 더 펼쳐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팩트 확인도 없이 왜곡된 뉴스를 생산하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미국 언론은 한국에 대해 더 공부하길", "아쉬움이 남는 보도" 등 WSJ의 해당 보도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위한 진실된 캠페인을 쭉쭉 펼쳐 나가야 한다. 응원한다" "서경덕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저런 보도가 있었는지도 몰랐을 것" "수고 많으시다" 등 서 교수를 지지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