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패닉'.. 7월 기준금리 '울트라스텝' 밟을 수도

박영준 2022. 7. 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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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를 끌어올리는 초강수를 뒀는데도 소비자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금리를 이번엔 1%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캐나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악화하자 당초 미국과 같이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울트라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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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9.1% 폭등 후폭풍
연은 총재들 "최소 0.75%P 인상"
"울트라스텝 가능성 77%" 전망도
26·27일 FOMC회의 촉각 곤두
캐나다, 예상 깨고 1%P 금리 인상
궁지 몰린 바이든 "구닥다리 통계
유가 하락 영향 반영 안됐다" 주장
美 휘발유값 28일 연속 하락 기록
미국 노동부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9.1%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잡화점을 찾은 시민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이번 상승률은 1981년 11월(9.6%) 이후 41년 만에 최대치다. 마이애미=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를 끌어올리는 초강수를 뒀는데도 소비자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금리를 이번엔 1%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연준은 오는 26,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금리를 결정한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기록적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수치가 우려할 만한 요인으로, 모든 행동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P,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스틱 총재는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모든 걸 의미한다”고 답하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는 현지시간 14일 오전 1시 기준으로 연준이 오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77.4%,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22.6%로 전망했다. 세계적 투자전략가인 제러미 시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지난달부터 1%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연준이 물가 인상에 대해 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모습을 시장에 보여 줘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6월 CPI는 8.8% 안팎 수준이던 전문가와 시장의 전망치를 훌쩍 넘겨 9.1% 상승폭을 기록했다. 연준이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 28년 만에 한번에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지만 물가 상승세를 꺾지 못한 셈이다.
실제 G7(주요 7개국) 소속 국가인 캐나다는 이날 1%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캐나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악화하자 당초 미국과 같이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울트라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달 0.75%포인트 금리 인상 등 영향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라 미국에서 1%포인트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최근 미국 경제가 대체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일부 지역에서 수요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5개 관할 구역에서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는 데 따른 우려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CPI 수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좋은 소식은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본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입장은 0.75%포인트”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0.75%포인트 미만으로 금리를 인상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나스닥 마켓사이트 앞으로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9.1% 올랐다. 1981년 12월 이후 최대 폭 상승을 기록한 전월(8.6%)을 뛰어넘었으며 시장 전망치 8.8%도 웃돌았다. AP연합뉴스
인플레이션으로 궁지에 몰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통계를 문제 삼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노동부의 CPI 지수 발표 후 성명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높고, 구닥다리 통계”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의 데이터는 6월 중순 이후 주유소에서 약 40센트까지 가격이 내려갔던 거의 30일간의 유가 하락의 전체 영향을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가격 하락은 미국 가정에 중요한 숨 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가 하락이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NYT는 이날 수요 감소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휘발유 가격이 28일 연속 하락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초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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