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루블화, 전쟁 후 28% 급등..우크라 전쟁 장기화 우려 커진다
러시아 전쟁 이후 100일간 930억유로 이상 벌어
서방 제재 무용론 제기..中이 러 원유 적극 매입
'푸틴플레이션' 지속에 '글로벌 침체' 우려
가스 팔아서 하루 전쟁 비용 쓰고도 남는다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누적되면서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역성장이 불가피하지만 오히려 성장률은 상향 조정되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러시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월 -9.3%에서 6월말 -6.7%로 상향 조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 전쟁 이후 100일 동안 원유와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 수출로 930억유로, 968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하루 평균 9억3000만유로를 벌어 일일 전쟁비용으로 추정되는 8억4000만유로를 벌어들이고도 남는다는 평가다.
미 백악관과 신용평가사 무디스 등은 러시아가 지난달 26일 1억달러 규모의 외화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디폴트‘에 빠졌다고 공식 선언했다. 러시아 유로본드 2건에 대해 이자 1억달러를 만기일까지 갚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는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에 달러, 유로화로 이자를 입금했지만 서방 국가의 제재로 자금 전달 채널이 막힌 것일 뿐이라며 디폴트를 부인했다.
중국,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사준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밀 수출 1위, 원유 2위 등 대표적인 원자재 수출국인데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병목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외화수입 및 재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특히 주요 수출품인 천연가스는 올 들어 상반기까지 45.4%나 급등했고 휘발유도 63.8% 올랐다. 밀은 12.7% 상승했다.
러시아산 원유를 중국, 인도 등에서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가즈프롬 네프트(Gazprom Neft)에 따르면 올 초만해도 러시아산 원유의 3분의 2가 유럽에 수출됐으나 현재는 약 50%가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규모가 우크라 전쟁 전에는 일일 65만배럴에서 6월 110만배럴로 두 배 가까이 커졌다. 그 결과 중국 내 원유 수출국 1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러시아가 차지했다. 인도는 6월에만 일 평균 99~120만배럴의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정부가 강력하게 자본통제를 하고 에너지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도록 강제한 조치가 서방 제재 효과를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우크라 침공 이후 환율 방어를 위해 정책금리를 20%로 11.5%포인트 인상했으나 외환시장 안정화 등으로 4~6월 중 네 차례에 걸쳐 9.5%까지 인하해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권 매도, 거주자의 외화자금 이체 금지 등도 실시했다. 에너지 수입결제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하지 않을 경우엔 에너지 공급을 중단하는 등 에너지를 무기로 활용하기도 했다.
문제는 서방 제재가 무용해지면서 우크라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남경옥 국금센터 부전문위원은 “최근 전세 판도가 러시아군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에서의 작전은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확전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G7이 러시아의 재정 수입을 억제하고 유가 상승 압력을 제한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오히려 러시아의 보복 및 국제유가 추가 상승 등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 상한제는 러시아 정부의 세수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러시아는 일일 500만배럴의 석유 생산을 줄일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JP모건은 이런 상황이 올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38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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