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수라상에만 오르던 전복, 요즘엔 라면에도 넣죠"
수산물 생산량이 수입량 능가
최근엔 기후위기 연구 활발
고수온 견디는 어종 개발도
1949년 설립된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수산 조사, 수산생물 관리, 수산기술 지원, 수산식품 개발 등 포괄적인 수산 연구를 수행하는 해양수산부 소속 국가연구기관이다.
우동식 수과원 원장(사진)은 1980년대부터 수과원이 개발해 보급해온 양식 기술이 식량안보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우 원장은 "과거에는 전복이 워낙 귀하다 보니 '수라상'에나 올리는 음식으로 여겼다"며 "양식을 시작하면서 라면에도 넣어 먹을 정도로 전복을 일상적으로 소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0년 국내 전복 어획량은 연간 2t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양식 덕분에 국내 생산량이 2만t까지 늘었다. 1987년 양식을 시작한 넙치 역시 생산량이 현재 4만t 규모로, 30년 전 대비 2733배 증가했다. 김은 인공 채묘 기술, 우량 품종 개발 등으로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7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우리나라 전체 농수산식품 중 수출 규모 1위다.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고 어획량 급감, 양식 생물 폐사, 어종 변화 등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고수온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내성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열대 바리종인 대왕바리를 국내 서식 어종인 붉바리나 자바리와 교잡해 신품종을 만들었다. 우 원장은 "2050년에는 멸치, 고등어, 삼치, 방어 같은 난류성 어종의 서식지가 상당히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후변화 영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예측해 안정적으로 어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수과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수과원은 지난해 140곳이었던 실시간 수온 관측 시스템을 160곳으로 늘렸다.
수과원에 따르면 1968~2021년에 국내 해역의 표층수온은 1.35도 상승해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상승 폭(0.52도) 대비 2.5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국내 연안에서 참치가 출몰하는 일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자주 발견된다. 지난해에는 일부 지역에서 참치 알까지 발견됐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난류에 서식하는 참치가 북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우 원장은 설명했다.
반면 명태, 도루묵, 임연수어 등 한류성 어종은 크게 줄었다. 북쪽 러시아 방향으로 흐르는 동한난류가 강해지면서 1970년대 7만t 수준이었던 명태 어획량은 2010년대 이후 5t 안팎으로 급감했다. 최근에는 제주를 시작으로 동해와 남해에서 청줄돔이나 파랑돔 같은 아열대 어종이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일부 어종은 개체 수가 점점 늘어 이제는 시장에서도 조금씩 유통되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 밥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 원장은 "한국의 해양 수산 연구가 100년을 넘어섰다. 최근 튀니지, 우루과이, 카타르, 바레인, 필리핀,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이집트 등 여러 국가에서 제휴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수산재해 예측, 에너지 절감형 스마트 양식 기술 등 융합 연구를 토대로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부산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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