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자신감.."韓기업, 위기에 강하다"

한우람 2022. 7. 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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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
외환·금융위기 거치며
위기 대응 능력 높아져
고금리·고물가 예상된 일
투자 지연돼도 철회는 없어
이재용·신동빈 사면은
우리 경제에 도움될 것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3일 해비치 호텔&리조트 제주에서 열린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13일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에 처한 SK그룹 등 한국 기업 대응 방안에 대해 속내를 풀어놨다.

최 회장은 "기업가는 예측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떤 것에도 상관없이 전진해나갈 수 있는 태세가 필요하다"며 "숱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 정도 쇼크는 넘어갈 정도는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10년마다 곤경에 처했던 한국 기업이 이제는 위기를 '상수'로 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다음은 최 회장과 일문일답.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는데.

▷기준금리가 올랐지만 장기금리 쪽으로 보면 이미 올해는 예상된 것이고, 어쨌든 단기금리는 좀 더 올라갈 것이다. 계획을 잘했던 기업은 그렇게 큰 데미지(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역시 예상됐던 것이고 개인 삶의 질이 악화되는 문제일 뿐 기업 자체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물가가 올라가서 생긴 일이다 보니 임금 상승 압력도 받는 게 장기적으로 제일 어려운 과제일 것 같다.

―최근 일본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데 한일 경제협력은 어떻게 진행되나.

▷양국이 모두 관계 정상화를 해야 할 일로 생각하고 있다. 단지 법적·외교적·경제적 문제가 다 얽혀버렸다. 대한상의가 다 풀 수 있는 건 아니고 어느 한 부분 정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달 (일본 방문 때) 일본상의 회장과 차기 회장을 만나 조속한 시일 내에 한일 상의 회의를 열자고 얘기했다. 사견으로 일본과 관계 정상화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하반기 투자계획 재검토 얘기가 나온다. SK는 어떤가.

▷작년에 세웠던 계획은 당연히 어느 정도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 지금 상황은 금리가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이니 전략·전술 차원에서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료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원래 계획대로 밀기에는 잘 안 맞는 일이 존재한다. 항상 변수가 존재해왔던 것이니 어쩔 수 없이 조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투자는 단지 지연될 뿐 안 한다는 계획은 전혀 없다.

―재계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예측을 잘하는 것은 기업가가 할 일이 아니다. 대부분 기업을 하는 분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고, 계속 전진해나갈 수 있는 준비와 태세가 필요하다. 전 세계 많은 기업 중 그래도 대한민국 기업 체질이 위기에 매우 강한 형태로 짜여 있다는 걸 말하고 싶다. 제가 위기를 일부러 조장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오면 오는 것이고, 오면 온 대로, 위기는 항상 올 걸로 예측하며 기업인은 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사면복권 문제가 부각되는데.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이 때문에 가능하면 기업인에게 선처를 요청하는 것은 항상 해왔던 일이다. 지금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 풀어줘서 기업인 활동 범위를 더 넓히고 자유롭게 해야 하지 않을까. 이는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국을 대신할 시장으로 유럽이 부각되고 있는데.

▷중국은 양면을 봐야 판단할 수 있다. 우리가 보고 듣는 뉴스는 서방, 한국, 일본 등에서 나온다. 이런 뉴스가 중국 시각에서 어떻게 보이고, 해석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읽을 필요성이 있다. 가능한 한 우호적으로 잘 끌고 가는 게 좋다. 좋든 싫든 상당히 큰 시장이다. 가능하면 경제적으로 계속 협력하고, 발전과 진전을 이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

[제주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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