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분열 조짐?..권성동 '원톱' 체제에 당내 불만 속출

경계영 2022. 7. 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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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도 여진 지속
권-장 갈등에 "점심 먹기로"..불화설 일축
차기 당권 놓고 의총·당내 등서 이견 표출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 중징계 사태’를 조기 진화하기 위해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권성동 원톱 체제로 진용을 꾸렸다. 하지만 당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차기 지도부 구성을 둘러싸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내부의 불화설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초선 의원 모임에서 재징계를 논의하는 등 갈수록 내홍이 깊어지고 있어서다.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경찰 조사가 확정되거나 조기 전당 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꾸려지지 않는 이상 당분간 잡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권성동 불화설에…장제원 “파생된 권력 투쟁 없다”

최근 윤핵관의 핵심 멤버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 간 불화설이 제기됐다. 지난달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앞서 6·1 지방선거 후 장 의원이 주도하는 당정대 오픈 플랫폼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모임을 권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첫 번째 불화설이 불거졌다. 당시 장 의원은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다’(A brother is a brother)는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면서 “윤석열 정권에서 (권성동 대표와) 갈등은 없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당 대표 부재를 두고 권 원내대표가 일부 친윤계 의원과 함께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 장 의원이 없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또다시 불화설이 불거졌다. 실제 윤 대통령과 만난 이튿날인 11일 권 원내대표는 의원 40여명이 참석한 의원총회를 열어 직무대행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지만, 해당 자리에 장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처럼 중요한 당무를 결정하는 자리에 장 의원이 연이어 불참하자 권 원내대표의 ‘원톱’ 체제에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내부 불화설 논란이 커지자 권 원내대표는 14일 직접 나서 “(장 의원과의) 관계가 좋다”며 “내일(15일) 점심을 먹기로 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같은 날 장 의원은 “저에 대한 관심은 대통령으로부터 파생된 것이고, 파생된 권력을 놓고 투쟁하고 충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억측 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윤핵관 뿐만이 아니다. 의원총회에서 다수 의견을 따라 직무대행 체제를 결정했다지만 회의에서 김웅 의원이 “다 짜고 치는 거냐”며 항의하고 회의장을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조기 전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기현 의원도 의총 직후 굳은 얼굴을 보이기도 했다.

조경태 의원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집권여당의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미 내상을 크게 입은 당대표를 대체할 새 지도부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 대표 징계를 의결한 당 중앙윤리위원회를 비판했다. 그는 “윤리위 발표를 보면 심증 밖에 없어 굉장히 안 좋은 선례이고, 우리 당에서도 최초 사례”라며 “당 모든 기구가 독자 결정으로 집행할 수 없고 최고위원회를 통하게 돼 있는 절차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차기 당권 놓고 물밑작업 ‘치열’

당내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는 까닭은 차기 당권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이준석 대표 임기는 내년 6월까지로 그 다음 당대표가 된다면 2024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권 원내대표의 경우 당대표 직무대행을 무리 없이 해낸 후 내년 4월 원내대표 임기가 끝나고 당 대표에 도전해볼 여지가 있다. 이뿐 아니라 김기현·안철수 의원 등은 공부모임을 시작하며 당내 입지 다지기 행보를 시작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음달께 이준석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다면 그에 따라 당 중앙윤리위원회도 새로 징계를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국민의힘을 흔들 수 있다”며 “코로나19 재확산, 경제위기 등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직무대행이라는 임시 체제로 가기보다 조기 전당대회를 한다면 처음엔 혼란스러워도 추후 상황이 안정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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