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의 恨·비극적 사랑..韓정서와 통했다
초연 17년 만에 100만 관객
누적 공연수 925회로 달성
식민지 공주와 적국 장군의
목숨 내던진 희생과 슬픔
한국 객석 눈시울 적셔
한폭 그림 같은 무대·조명
엘턴 존 명곡이 감동 더해
'아이다'는 아동극에 강한 디즈니가 만든 뮤지컬이지만 또 다른 작품인 '라이온 킹'과 함께 국내에서 성인들에게까지 폭넓게 인정받았다.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면 팝의 거장 엘턴 존과 뮤지컬계 스타 작사가 팀 라이스가 콤비를 이뤄 음악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록부터 가스펠,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선율이 뒤섞이며 뮤지컬의 기본인 음악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5년부터 전 시즌 밴드 드러머로 참여한 김광학은 "올 시즌에야 객석에서 처음 공연을 봤다"며 "20년을 훌쩍 넘긴 뮤지컬 연주자 인생에서도 최고의 작품은 아이다"라고 단언했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와 누비아 공주 아이다, 이집트 여왕 암네리스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도 한국 관객들의 정서와 통한다. '환생'이라는 소재를 적절히 활용했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뿐만 아니라 식민지로 전락한 고국을 보는 아이다의 괴로움까지 함께 표현돼 관객의 눈시울을 자극한다. 국내 협력 안무로 전 시즌을 함께한 문병권 안무가는 "한국 관객들이 공감하는 희생과 사랑이 가득한 작품이기에 나라를 잃은 슬픔과 한이 서린 마음을 격한 안무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고, 국내 연출 이지영 역시 "거친 세상 속에서 우리를 구원해주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 아이다는 영원 불멸의 완전한 사랑 이야기"라고 평했다.
보는 즐거움도 빠질 수 없다. '아이다'는 토니상 무대 디자인상과 조명 디자인상을 받았던 브로드웨이 무대를 한국 공연에 그대로 사용하는데, 무대 물량만 해도 40t 컨테이너 9대에 달한다. 800벌이 넘는 화려한 의상과 1000개에 달하는 조명은 덤이다. 공연의 화려한 부분은 여왕이 되기 전 공주 시절의 암네리스가 주로 맡는데, 그녀가 부르는 '또 다른 나'는 흡사 패션쇼를 방불케 하고 시녀들과 목욕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수직 목욕탕 역시 볼거리다.
김재홍 무대감독은 "스토리의 힘, 아름다운 음악,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 무대, 배우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드라마틱한 에너지가 모여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고, 백경진 의상 슈퍼바이저 역시 "무대와 의상, 조명의 어울림이 꼭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해 3시간 동안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셋업하는 데에만 4주가 걸릴 정도의 초대형 무대라서 수도권 외의 지방 공연이 어렵다. 실제로 '아이다'는 2019~2020시즌 부산 공연을 시도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아쉽게 불발된 적도 있다.
'스타 캐스팅'에 의존하지 않고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다는 점 역시 반갑다. 국내 뮤지컬 산업 초창기였던 초연 당시 티켓 파워가 강한 남성 배우 없이도 여성 배우가 극을 이끌어갈 수 있음을 입증한 뮤지컬이 바로 '아이다'다. 이번 시즌 역시 배우의 구성을 보면 20대부터 40대까지 오래도록 라다메스 역을 맡고 있는 김우형부터 2005년 앙상블로 참여했다가 배우로 성장한 뒤 조세르 역을 맡은 박시원, 이번 시즌 새로 합류한 주역들인 아이다 역 김수하와 암네리스 역 민경아까지 뮤지컬을 전문으로 해온 베테랑과 신예 배우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제작사인 신시컴퍼니는 "단 한 명의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의 힘으로 가기보다는 작품과 배우의 힘을 모아 다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 더욱 반갑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공연은 다음달 7일까지.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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