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의 원래 주인 정은채 "매번 애드리브, 마음껏 연기했어요"[스경X인터뷰]

배우 정은채에게 드라마 ‘안나’의 촬영 현장은 제대로 놀아볼 수 있는 큰 놀이터였다. 그동안 그만큼 많은 동작을 해본 적이 없었고, 즉흥적인 애드리브를 해본 적도 없었다. 이번엔 많이 웃고, 많이 화냈다. ‘안나’ 속 이현주의 모습은 그렇게 완성됐다.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에서 정은채는 극 중 이유미(수지)가 거짓 인생을 살기로 결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이현주 역을 연기했다. 그의 영어 이름 ‘안나’는 결국 유미가 훔쳐 가 드라마의 제목이 되기도 했다. 현주는 부족함 없는 집안에서 너무나 ‘오냐오냐’ 키워진 탓에 자신만 아는 인물로 그려진다.
“초반에 유미가 갤러리에서 일을 할 때 갤러리 이사인 현주는 유미와 갑을의 관계였죠. 이미 일방적인 관계가 됐고 일관적으로 이를 끌고 갔어요. 각자의 상황이나 태도의 변화가 있지만 현주는 끝까지 자기 페이스대로 유지하는 인물이었어요.”
‘안니’에서 현주는 유미에게 통장 비밀번호를 비롯한 모든 것을 맡긴다. 그러나 유미는 현주 집안 갑질에 분개해 현주의 예일대 졸업 서류를 훔쳐 갤러리를 떠난다. 현주의 이력으로 안나는 성공을 이루고, 두 사람은 다시 마주친다. 현주는 갤러리를 담보로 한 빚 30억원을 갚기 위해 유미에게 ‘가면의 삶’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고 유미는 번민에 빠진다.

“제가 배우로서 끌어낼 수 있는 최대의 텐션이었어요. 인위적으로 가능한 수준은 아닌 것 같고, 저의 다양한 면 중에서 극단적으로 끌어올리거나 내리거나 하는 부분이었죠. 제 실제 성격과는 반대에요.”
너무 많이 가진 탓일까. 현주는 목표나 꿈이 없었고, 하루의 삶에 그저 충실했다. 그렇게 해맑고 계산이 없는 부분들, 때로는 익살스럽기까지 한 면은 현주가 다음에 어떤 말을 내뱉을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더욱 공포스럽다.
“안하무인? 현주의 캐릭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죠. 사회 속에서도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의 기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니 연기를 하면서도 통쾌하고 재미있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이렇게 사람을 대할 수 있고, 이런 태도를 보일 수 있구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매번 한 테이크를 촬영하면서도 다양한 동작이나 애드리브를 했어요. 어떻게 하면 과하고 우스꽝스럽게 보일까 고민했죠. 현장의 분위기 역시 그런 연기를 뭐든지 해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던 것 같아요.”
‘안나’는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이 전작인 영화 ‘싱글라이더’를 마치자마자 정은채에게 제안한 작품이었다. 오랜 기간 촬영이 시작되지 않아 미뤄두긴 했지만, 매번 다른 작품을 잡으면서도 ‘안나’의 일정을 의식하고, 감독과도 캐릭터를 세세하게 잡아나가는 등 애정을 쏟았다.

“계속 인연이 된다면 언젠가는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타이밍이 다행히 맞았고, 현주를 연기할 수 있게 됐죠. 오래 보고 있었던 것만큼 애정이 있고 정도 들었어요. 항상 ‘작품으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드라마예요. 제가 여자이기에 여자의 이야기를 더 빨리 이해하고 감정이입이 더 빠른 것 같아요. 물론 여성서사이기에 택한 작품은 아니지만 여성서사가 사랑받는 분위기에서 더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어요.”
‘안나’는 다른 이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을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유미는 그런 시선에 자신의 자존감이 생채기를 입는 사람이어서 거짓의 가면을 썼다. 반면 현주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안나’라는 이름을 공유한 두 사람은 하나의 인물에 깃든 두 개의 자아를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
“배우라는 직업이 누군가의 평가에 대해 정말 자유로울 수 없는 직업군이잖아요. 숙명 같은 것이라 생각했어요. 저 혼자 하는 예술도 아니고 끊임없이 보이고, 평가받아야 하잖아요. 사람들의 좋고, 싫음이 따라오는 것도 연기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끝까지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죠.”
2020년 SBS ‘더 킹:영원의 군주’부터 지난해 tvN ‘루카:더 비기닝’, 올해 애플TV플러스의 ‘파친코’ 등 작품활동을 이어온 그는 ‘안나’를 마치고 비로소 망중한에 들었다. 최근의 작품들은 규모도 커지고 자신 안에 품고 있던 다양한 면을 내어 보이는 작업들이었다.

“‘파친코’를 하면서 정말 상상하지 못한 다국적의 분들에게 피드백을 받았어요. 외국 분들이 얼마나 한국작품에 대한 정서를 느끼는지 알 수 있었던 시기였죠. 매번 작품은 그때그때 집중하는 부분을 놓고 결정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그런 면이에요. ‘나도 모르는 나의 면들이 많구나’ 생각하는 것요. 앞으로도 그런 모습들을 꺼내 보여드리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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