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청년..2금융권 대출 늘고 회생신청도 급증(종합)

김정현 2022. 7. 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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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장인 A씨는 올해 2금융권에 발을 들였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20대 청년들이 2금융권에서 대출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개인회생 신청도 늘어나는 등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도 20대의 2금융권 대출은 증가하고 있다.

20대의 2금융권 채무가 증가하면서 개인회생 신청건수도 함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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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의원실, 금감원·대법원 자료 제출받아
"소득 적고 금융거래 이력 적은 20대, 쉽게 내몰려"
"빚투했다가 감당 못한 청년 늘어난 것으로 보여"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20대 직장인 A씨는 올해 2금융권에 발을 들였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올해 막 회사에 취직한 A씨는 금융이력이 충분하지 못해 은행권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고 카드론과 저축은행 대출 등을 받았다. A씨는 대출금액 상당 부분을 가상자산 투자에 활용했는데, 가상자산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대출 상환이 곤란해졌다.

(사진=연합뉴스)
20대 청년들이 2금융권에서 대출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개인회생 신청도 늘어나는 등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빚투(빚내서 투자) 결과 손실을 입었거나, 생계가 어려워 대출에 손을 댔다 상환이 어려워지는 등 취약한 상황에 몰린 청년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업권별 가계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29세 이하 청년층의 2금융권 가계대출 총액은 26조5587억원으로, 2020년 말(22조6074억원) 대비 17.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액이 61조7178억원에서 68조6541억원으로 11.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해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 문턱이 높아지면서 2금융권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년층은 타 연령대 대비 소득이 적고 금융거래 이력도 적어 2금융권으로의 이동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20대의 2금융권 대출은 증가하고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29세 이하 청년층의 2금융권 대출은 26조8316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은행권 대출이 68조6541억원에서 68조2349억원으로 0.6% 감소한 것과 대조되는 수치다.

20대의 2금융권 채무가 증가하면서 개인회생 신청건수도 함께 늘었다. 특히 20대 청년 가운데 빚투 대열에 동참했다가 빚을 감당하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인회생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청년들이 감당할 수 없게 빚을 지는 경우가 다양하지만, 가상자산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회생활이 많지 않은 청년들의 경우 주변의 투자 권유에 쉽게 동요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진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회생 신청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 접수된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5241명이었다. 월평균 1048명이 회생을 신청한 셈인데, 지난해 월평균 신청자 992명보다 5.6% 늘어난 수준이다. 20대 개인회생 신청자는 지난 2019~2021년 월평균 859명→926명→992명으로 늘었고, 올해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 연령대 개인회생 신청자 추이와 비교하면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 확인된다. 전체 연령대 개인회생 신청자는 2019~2021년 월평균 7713명→7210명→6750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가 올해 1~5월(월평균) 6908명으로 소폭 증가 전환한 데 그쳤다.

20대 채무조정 확정자도 늘고 있다. 진 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채무조정 확정자 현황’을 보면 2019년 1만1087명, 2020년 1만2780명, 2021년 1만3078명으로 지속 늘어나고 있다.

진 의원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이 과도한 빚 부담을 떠안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청년을 위한 공적 채무조정 활성화, 금융상담 지원 확대 등 청년 금융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think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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