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정점 속 2학기 시작 예상.. '코로나 대유행 속 학교 정상운영'은 가능할까
지난 5월 시작된 ‘학교의 일상회복’이 불과 두 달 만에 코로나19 재유행이라는 파고를 맞닥뜨렸다. 특히 2학기 시작과 유행 정점이 맞물릴 가능성이 커 학부모와 학생들은 오랜만에 재개된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등이 취소될까 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학교 문을 닫아걸고 원격수업을 했던 지난 2년과 달리 교육당국은 일단 2학기에도 전면등교와 학사 정상운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의 학교 정상운영’이라는 새 실험이 시작된 셈이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학생 확진자는 2만1604명으로 집계돼 직전 주 8812명보다 2.5배 늘었다. 전체 확진자 중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17%에 달한다. 일선 학교들은 이번주 후반부터 다음주까지 대체로 여름방학에 들어갈 예정이라 당장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방학이 끝난 뒤다. 방역당국은 8월 중순에서 9월 말 사이에 일평균 확진자가 최대 20만명 수준인 유행 정점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학기 시작과 코로나19 대유행기가 겹칠 것이라는 뜻이다.
2년만에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등을 재개하려던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은 고민에 빠졌다. 경남에 사는 중학교 3학년생 학부모 A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지난해 못 간 수학여행을 오는 2학기에 졸업여행을 겸해 가기로 했는데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에 취소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아이가 잔뜩 기대하고 있는데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남에 사는 학부모 B씨는 “고2와 중3인 두 아이들이 2학기에 수학여행을 갈 예정인데 보내자니 걱정되고 안 보내자니 안쓰러워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학교들이 이전처럼 전면 원격수업을 실시하거나 모든 활동을 취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력결손과 돌봄공백 등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지난 3월 오미크론 대유행 때도 90%에 가까운 유·초·중·고교가 전면등교를 유지했다. 지난 5월부터는 교육부가 전국 모든 학교의 일상회복을 추진하면서 방역 목적의 원격수업을 중단하고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체육대회, 방과후수업 등 학교의 모든 교육활동을 코로나19 이전처럼 정상운영하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유행 상황을 지켜보고 방역당국과 협의하겠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이번 대유행기에 전면등교 방침을 바꾸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학교가 대유행 상황에서도 정상운영하게 되는 셈이다.
대유행기에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려면 지금까지보다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3월 대유행 때 문제가 됐던 대체교사 구인 해결책을 미리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당시 교사 확진이 폭증하면서 일선 학교에서 대체교사를 구하지 못해 교장·교감이나 장학사가 수업에 긴급 투입되거나 확진된 교사가 격리 상태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등 학교 현장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정소영 전교조 대변인은 “교사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일선 학교들이 알아서 대체교사를 구인해야 하는 상황이 2학기에도 계속된다면 1학기처럼 학교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학기간을 활용해 미리미리 대책을 만들어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그동안 코로나19에 대처해 왔던 경험이 있고 다행히도 대유행 전 방학이라는 완충기간이 있는 만큼 방학 동안 방역당국과 교육부가 학교 방역수칙과 지원인력 등을 미리 준비해 현장에 안내해줘야 2학기에 혼란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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