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센 변이' 켄타우로스..더 빨리 더 쉽게 감염시킨다

민서영 기자 2022. 7. 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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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면역회피성 BA.5보다 강해
국내 확진자, 해외 여행 이력 없어
이미 지역사회에 퍼졌을 가능성
14일 서울 용산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진단키트를 들고 있다. 이준헌 기자

14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코로나19 ‘켄타우로스’ 변이는 오미크론 변이 세부 계통의 BA.2.75를 일컫는다. BA.2.75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의 세부변이로, 지난 5월 말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후 현재까지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10여개국에서 확인됐다.

BA.2.75는 BA.2와 비교해 스파이크 유전자 변이가 8개 더 많다.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체 세포의 표면과 가장 먼저 접촉하는 부분이다. 이 부위의 변이가 많다는 건 효과적으로 세포와 결합해 백신이나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를 회피하는 성질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BA.2.75의 전파력이나 면역회피성은 현재 한국에서 우세종으로 부상하고 있는 BA.5보다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연구진들은 확산 속도가 빠른데다 면역회피 성질이 강한 이 변이 바이러스를 ‘켄타우로스’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이름이다. 포브스는 “신화 속 반인반수로 불린다는 건 이 변이가 이전 변이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말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BA.2.75는 현재 인도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인도 내 7.9%였던 점유율이 일주일만인 같은달 27일 51.35%로 늘어났다. 인도 외 지역에서도 가파르게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과 호주, 독일, 영국,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등 10여개국에서 119건이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7일 이 변이가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BA.5.와 같은 ‘우려변이 세부 계통’으로 지정했다. WHO는 BA.2.75의 중증도 영향 여부 등도 주의 깊게 모니터링 중이다.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과 면역회피성이 강한 새 변이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유행을 더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 감염이 확인된 사람은 인천에 사는 60대로, 해외 여행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A.2.75가 이미 지역사회에 퍼졌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주일 사이에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에 대해 방역당국은 기존 스텔스오미크론(BA.2)보다 전파력과 면역회피성이 강한 BA.5 변이의 유행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BA.5 변이보다 더 강한 BA.2.75가 이미 지역사회에 퍼졌다면, 현재의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능가하는 빠른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은 지난 13일 “현재의 변이 상황과 유행 속도 등을 고려해 8월 중순~10월 중순에 하루 확진자 10만~20만명 규모의 정점이 온다”고 전망했다. 새 변이의 등장은 정점을 더 앞당기고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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